[생생 인터뷰] 이정후의 소망 "기억 흐릿한 도쿄돔, 행복으로 남길"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1.13 06: 45

세 차례 연습경기 타율 5할8푼3리(12타수 7안타), 2타점, 2득점, 1도루. 전체적으로 타격 슬럼프에 빠진 대표팀이지만 '막내' 이정후(19·넥센)는 예외다. 가장 뜨거운 이정후는 기억 흐릿한 도쿄돔을 행복으로 남기고 싶어한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은 12일 고척 스카이돔서 열린 경찰 야구단과 연습경기를 5-3 승리로 장식했다. 넥센과 연습경기서 1승1패를 기록한 대표팀은 마지막 연습경기 승리로 일본행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14일 일본으로 출국하는 대표팀은 16일 일본전, 17일 대만전을 치를 예정이다.
대표팀은 세 경기서 모두 두 자릿수 안타를 때려내며 화력을 과시했다. 다만 집중타 부재로 대량 득점에는 실패한 점이 아쉬운 대목. 대표팀 공격 첨병에는 단연 '막내' 이정후가 서있었다.

이정후는 넥센과 첫 번째 연습경기서 5번타자 겸 우익수로 출장해 3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틀 뒤 넥센과 두 번째 연습경기. 이정후는 리드오프로 선발출장, 5타수 2안타로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그리고 12일 경찰 야구단과 최종 연습경기. 이정후는 이번에는 3번타자 겸 우익수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정후는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마지막 연습경기를 마쳤다. 5번과 1번, 그리고 3번 타순에 배치됐지만 어디서도 주눅들지 않았다.
경기 후 만난 이정후의 표정은 썩 밝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속구 타이밍에 늦다. 앞으로 나가면서 맞아야 하는데 뒤에서 맞아 파울이 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세 차례 연습경기서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했지만 그에게 만족은 없었다.
그래도 경기를 거듭할수록 감이 올라오고 있다는 점은 반갑다. 이정후는 "조금씩은 나아지고 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형들도 마찬가지다. 워낙 야구 잘하는 형들이니까 든든하다"라고 동료들에게도 믿음을 보냈다.
이정후는 연습경기서 클린업트리오와 테이블세터를 오가며 부지런히 살아나갔다. 본선에서 타순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 어디서도 제 역할을 해내는 이정후를 두고 선동렬 감독은 행복한 고민 중이다. 이정후는 "고등학교 시절 3~4번 타자로 나섰다. 개의치 않는다"라며 "막내답게 일본 가서도 패기있게 덤비겠다. 팬들께 실망끼치면 안된다"라고 다짐했다.
이정후는 본선이 열리는 도쿄돔에 한 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선 아버지 이종범 코치를 보기 위해서다. 당시 선수였던 이종범 코치는 WBC 예선 2라운드서 도쿄돔을 누빈 바 있다. 당시 이정후의 나이는 9세. 당시 분위기나 그림이 기억나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그는 "솔직히 도쿄돔에 갔다는 사실 말고는 별다른 기억이 없다"라면서도 "흐릿한 기억인만큼 앞으로 행복으로 남았으면 한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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