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의 '묵직한' 존재감... 대표팀의 무게 중심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11.11 05: 59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안정적이었다. 콜롬비아전에 돌아온 한국의 '주장' 기성용이 맹활약하며 신태용호의 반전을 이끌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FIFA 랭킹 62위)은 10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13위)와 A매치 평가전서 손흥민의 2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콜롬비아전이 한국은 언더독이었다. 객관적인 데이터만 봐도 양 팀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콜롬비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10월 국가 랭킹 13위에 위치했다. 반면 한국은  62위에 그쳤다. 지난 10월 한국은 FIFA 랭킹 집계 1993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중국(57위)에 뒤졌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치른 A매치 4경기(2무 2패)서 승리를 맛보지 못했던 한국은 만났던 국가 중 FIFA 랭킹이 가장 높은 콜롬비아를 상대로 첫 승을 거두며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신태용 감독이 과감하게 시도한 승부수가 모두 통했다. 투톱으로 부진하던 손흥민이 두 골로 살아났고, 전방 압박과 깜짝 고요한 카드로 상대 에이스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완벽 봉쇄했다. 최철순-김진수의 풀백 역시 공수 양방면에서 맹활약했다. 정말 선수 모두가 잘했다.
기성용은 고요한과 발맞춰 중원서 존재감을 뽐냈다. 고요한이 수비에 집중한 덕에 기성용은 볼 배급과 빌드업에 집중했다. 기성용은 콜롬비아전서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묵하게 대표팀의 무게 중심을 제대로 잡아줬다. 이날 대표팀은 환상적인 연계 수비로 콜롬비아를 봉쇄했다. 전과는 전혀 달라진 모습.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여유를 되찾은 기성용이 든든하게 무게 중심을 잡아줬기 때문이다.
기성용은 경기 후 인터뷰서 "요한이가 오랜만에 대표팀  와서 좋은 경기했다. 팀으로 4-4-2 전술을 준비했는데, 공격수인 (이)정협이와 (손)흥민이가 적극적으로 수비해서 수비 라인의 간격 유지가 잘 됐다. 덕분에 쓸때 없이 많이 뛸 필요가 없었다"고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기성용은 경기 뿐만 아니라 주장으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날 후반 17분 김진수가 경기장서 쓰러지자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달려들어 강제로 김진수를 일으키는 매너 없는 행위를 보였다. 기성용은 즉시 달려가 김진수를 보호하며 로드리게스와 강한 신경전을 벌였다. 그는 이어지는 에드윈 코르도나의 인종비하 제스처에도 단호하게 대처했다.
기성용의 단호한 대처덕에 한국 선수들은 콜롬비아의 비매너 행위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 자칫하면 과열될 수 있는 장면서 '주장' 기성용의 진가가 나타난 장면이었다. 이날 기성용은 한국 축구 팬들에게 자신의 '묵직'한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대표팀에서 기성용은 아직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다시 알 수 있는 콜롬비아전이었다. 이날 승리 후 기성용은 인터뷰서 "아직 세르비아전이 남았는데 그냥 지금까지 고생해서 준비했는데 쉽게 날리고 싶지는 않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은 오는 14일 오후 8시 울산문수경기장서 세르비아와 경기를 가진다. 기성용의 각오대로 한국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