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③] 조진웅 “자기복제, 배우들에게 가장 큰 딜레마이자 숙제”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10.28 16: 08

지난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로 데뷔한 조진웅은 이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쉼 없는 활약을 보여줬다.
올해만 해도 ‘해빙’과 ‘보안관’에 이어 ‘대장 김창수’까지 세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이렇게 ‘열일’하며 많은 작품에 출연하는 다작배우이지만 조진웅은 매번 다른 캐릭터로 관객들과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조진웅은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영화와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다작배우인데 자기복제가 없다는 평이 많다는 말에 “매번 고민을 한다. 내가 볼 때는 다 똑같은 것 같다. 내가 모니터를 잘 못하는 이유이기도하다. 다 똑같아 보인다. 제가 의도치 않아도 시나리오라든지 나와 있는 캐릭터가 다 다른 인물이고 제가 감독이라도 그렇게 이야기를 할 것 같다. ‘전작을 보니까 이렇게 잘했던데 전작에서 했던 그 느낌을 제 작품에서 이렇게 해주세요’ 라고 말하는 감독을 한 번도 못 봤다. 그때는 그렇게 했고 여기 와서는 이게 되어야 한다고 말해주니까 하다보면 그 놀음새에 놀아지게 된다. 그래서 참 다행인 것 같기도 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전작과 다르게 해야지 라는 지점은 하나도 없다. ‘끝까지 간다’에서 이렇게 했으니까 ‘암살’에서 이렇게 해야지 이런 건 없다. 저번 작업에서 이렇게 작업을 했기 때문에 이 형상을 피해서 이걸 해야지 이런 건 없다는 거다. 그냥 어차피 나는 똑같을 거니까. 내가 어디 가겠나. 그게 배우들의 가장 큰 딜레마이고 숙제이고 뛰어넘고 싶은 벽이다. 모든 배우들이 그럴 것이다. 되게 유명해졌던 작품이 있다라면 거기에 대한 이미지들이 많이 각인이 되어있기 때문에. 사람의 성질은 잘 안 바뀐다”고 설명했다.
‘대장 김창수’를 하면서 정신과 육체 중 어느 것이 더 힘들었냐는 질문에 그는 “항상 연기 작업을 할 때 느끼는 건데 그게 고통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게 재밌다고 생각한다. 그게 진짜로 신명나는 일이다. 운동을 할 때 힘들지만 그거 지나면 상쾌해지지 않나. 그 고통을 알면서 그걸 즐기면서 하는 거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든 걸 알지만 그걸 고통이라고 느끼면 고통이고. 어떤 장면에서는 그런 고통이 드러나야 하기도 하지만 나는 그게 재미있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장 김창수’를 꼭 봐야하는 이유에 대해 “누구나 다 아주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하지만 저는 누구나 될 수 있다고 확신을 한다. 히어로가 되라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만큼 소중하고 가치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볼 필요가 있고 공생할 이유가 있다는 거다”라며 “김창수는 그 사람들을 봐왔고 자신이 처한 환경이 사형수라고 해서 대충 막 살지 않았기 때문에 김구라는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애쓰신 우리의 아버지가 된 것이다. 그렇기에 들을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고 공생할 충분한 이유가 있는 거다.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게 우리 영화가 가지는 또 다른 미덕이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같이 할 수 있고 같이한다면 힘이 되지 않을까”라고 힘주어 말했다. /mk3244@osen.co.kr
[사진] 씨네그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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