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KIA와 두산 한국시리즈 불펜 경쟁이 관건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7.10.23 06: 00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가 10월 25일부터 2017년 KBO 리그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에서 맞붙습니다.
두 팀이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대결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두 팀이 경기한 것은 1987년 플레이오프와 2004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났습니다. 1987년은 전신 해태가 3승2패로 이겨 한국시리즈에 나갔고, 2004년은 두산이 2승무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습니다.
올해 KIA와 두산의 정규 시즌 순위 싸움은 시즌 막판까지 계속됐습니다.

전반기 승률 0.671(57승28패)로 1위를 독주하던 KIA는 후반기 승률 0.517(30승1무28패)로 주춤했지만 리그 우승은 차지했습니다. 그 사이 전반기 5위이던 두산은 후반기 1위(48승2무18패 승률 0.700)로 무섭게 따라붙어 2경기 차이로 2위가 됐습니다.
양 팀의 정규시즌 상대 전적은 두산이 8승1무7패로 근소하게 앞섰습니다.
두 팀은 타격이나 마운드에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막강했습니다.
팀 타격에서 KIA(3할2리)와 두산(2할9푼4리)은 1, 2위였습니다.
팀 득점과 타점, 득점권 타율(RISP), OPS(출루율+장타율) 4개 부문에서도 1, 2위였는데 4개 부문 모두 KIA가 약간 앞섰습니다. 홈런 부문은 SK(234개)가 가장 많이 넘겼고 두산이 두번째로 178개, KIA가 3번째로 170개의 아치를 그렸습니다.
마운드의 팀 평균자책점 순위는 두산이 LG에 이어 4.38로 2위이고 KIA는 4.79로 5위이지만 두 팀은 특히 선발 투수들의 성적이 빼어납니다.
KIA의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는 둘 다 20승을 기록해 1985년 삼성의 김시진(25승)-김일융(25승) 이래 처음으로 20승 투수 두명이 탄생하는 뛰어난 투구를 보였습니다. 
두산의 니퍼트(14승 8패)와 장원준(14승 9패)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나란히 14승을 거뒀습니다. 유희관이 11승(6패)으로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습니다. 보우덴은 시즌 초반 부상으로 3승 5패로 부진했으나 구위는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두산은 이들 판타스틱4가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제 몫을 하지 못해 막강한 KIA 타선에 버텨낼 지 불투명합니다.
니퍼트(5⅓이닝 8피안타 6실점 5자책), 장원준(5⅓이닝 10피안타 6실점 5자책), 보우덴(3이닝 6피안타 3실점), 유희관(4⅔이닝 10피안타 4실점)이 모두 조기 강판 당했습니다.
한편 빼어난 KIA의 선발진도 정규 시즌 두산과 상대 전적에서 그다지 좋지 않아 한국시리즈에서 어떤 결과를 빚을 지 주목됩니다.
두산과 경기에서 헥터는 5경기에 나와 3승1패를 거두었지만 평균자책점이 4.60이었고 양현종은 2경기에서 1승1패, 자책점 6.17이었습니다. 그리고 팻딘은 3경기에서 1승1패, 자책점 4.67이었으며 임기영은 2경기 1승1패, 자책점 6.52로 불안합니다.
따라서 이번 한국시리즈 선발 싸움은 어느 투수가 최고의 컨디션으로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느냐에 승부가 판가름날 것입니다.
두 팀은 선발 투수 경쟁보다는 불펜 싸움이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KIA는 올해 불펜 문제로 가장 고민이 많았습니다. 두산 역시 불펜이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KIA는 불펜에 김광수-홍건희-박진태-심동섭-김윤동-임창용이 구원투수로 던지면서 올 시즌 한 때는 평균자책점이 최하위를 기록하기도 하면서 역전패를 자주 당했다가 후반기에 넥센과 트레이드로 김세현을 잡으면서 다소 나아졌습니다.
코칭스탭에서는 20일간 휴식 기간을 가지며 선수들이 체력이 좋아져 불펜 불안감도 상당히 감소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두산이 NC와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경기 후반의 공격력을 감안하면 리드한 경기를 내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시리즈에서는 선발로 양현종-헥터-팻딘 세명을 기용하고 4선발이던 임기영을 불펜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기태 KIA 감독은 지난 21일 "임기영을 어떻게 기용할 것인지 고민이다. 선발 뿐만 아니라 롱맨까지 활용을 놓고 생각하고 있다. 일단 1~2차전은 불펜에서 대기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임기영은 네 차례의 연습경기에서 두 번 등판했습니다. 19일 경기에서는 양현종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와 2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습니다. 21일 4차전에서는 선발투수로 나서 3이닝 2피안타 1실점했습니다. 투구수는 각각 22개와 39개였습니다.
두산의 불펜도 김성배-김승회-김명신-김강률-이용찬-이현승이었는데 실점이 많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두산은 5선발로 활약하던 함덕주가 포스트시즌에서는 불펜으로 이동해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쳐 힘을 얻고 있습니다. 함덕주는 플레이오프 1∼4차전에 모두 등판해 6⅔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판타스틱4를 보완했습니다.
김승회도 실점없이 잘 던져 희망을 안겨주었습니다. 이 덕분에 두산은 난타전 속에서 NC를 3승 1패로 꺾어 함덕주가 플레이오프 MVP감이라는 말도 나왔습니다.
KIA가 불펜에 취약점을 가진 반면 두산이 함덕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활약한다면 두산은 유리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함덕주가 플레이오프에서 연투로 한국시리즈에서 제대로 던지지 못하면 두산은 한 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OSEN 편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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