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창원, 이상학 기자] 어느 팀에서나 '대체 불가' 선수가 있기 마련이다. 지난 2년간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두산도 예외는 아닌 것처럼 보였다. 유격수 김재호, 포수 양의지는 두산에 없어선 안 될 대체 불가 선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산은 흔들리거나 무너지지 않았다. 김재호의 자리에는 류지혁이 들어갔다. 4경기에서 13타수 3안타로 타율 2할3푼1리 1타점으로 타격은 크게 돋보이지 않았지만, 1차전 실책 이후 2~4차전에는 무실책으로 안정감을 보였다. 김태형 감독도 "류지혁 덕분에 시즌 2위가 가능했다"며 믿었다.
양의지의 빈자리도 마찬가지였다. 공수에서 절대 존재감을 뽐내는 양의지가 빠져 비상이 걸렸지만, '주전급 포수' 박세혁이 있었다. 박세혁은 9타수 4안타 타율 4할4푼4리 1타점 3볼넷으로 순도 높은 타격에 수비에서도 큰 실수 없이 안방을 지켰다. 큰 경기, 갑작스런 교체출장에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했다.특정 선수 한두 명에 의존하지 않는 두산 야구의 힘이 플레이오프에서 또 나타났다. 2015년을 끝으로 김현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지만 그의 외야 빈자리에는 박건우와 김재환이 나타났다. 스카우트부터 육성까지 오랜 기간 팀의 '뎁스'를 강화한 결과. 단기간 완성될 수 없는 힘이 큰 경기에도 잘 나타났다.
플레이오프에서 진가를 드러낸 두산의 대체 불가 없는 야구가 한국시리즈에도 통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김재호의 상태가 한국시리즈에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양의지도 모른다"면서도 "없으면 없는 대로 해야 한다. 나머지 백업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으니 좋은 분위기 속에 하면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두산에 비해 휴식과 재충전 시간이 길었던 KIA는 특별한 부상자가 없다. 100% 전력으로 싸울 수 있어 두산에 비해 유리한 부분은 있다. 하지만 대체 불가 없는 두산 야구 특성상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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