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에메리, 독이 든 성배 PSG 감독로 남을 수 있을까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10.16 09: 14

'스타 군단' 파리 생제르맹(PSG)의 감독 자리는 독이 든 성배다. 우나이 에메리 감독도 자신의 색체를 나타내지 못하며 선수들의 개인 역량에만 의존하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
PSG는 지난 15일 0시(한국시간) 스타드 가스통-게라르드서 열린 2017-2018 프랑스 리그1 9라운드 디종과 경기서 2-1로 승리했다. PSG는 25점(8승 1무)로 단독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좋지 않았다. 이날 PSG는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어떻게 보나 PSG가 유리한 경기. 하지만 디종은 이름값에 주눅 들지 않고 상대에 당당하게 맞섰다. 전반 디종의 수비와 근성 앞에 PSG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후반 25분 PSG는 뫼니에가 선제 득점을 가동했지만 후반 42분 디종의 자노에게 실점하며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종료 직전 뫼니에가 다시 한 번 득점포를 터뜨려 2-1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이날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4-3-3을 택했다. 하지만 선수 구성이 기존과 달랐다. 에딘손 카바니 대신 킬리안 음바페를 최전방 원톱으로 투입하고 측면 공격수로 네이마르와 앙헬 디 마리아를 투입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중원 배치. 
이날 PSG의 중원 구성은 지나치게 공격적이었다. 라비오를 포함해서 중앙 미드필더가 제 자리가 아닌 드락슬러와 알베스가 배치됐다. 드락슬러는 왼쪽 측면 공격수고, 알베스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다. 결국 두 선수 모두 중앙 미드필더서 제 실력을 보이지 못했다.
PSG 선수단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받은 '돌쇠'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다는 점이 여실히 나타났다. 노장이지만 여전한 실력을 자랑하는 티아고 모타에게 가는 부담이 너무 크다. 이날 경기도 결국 PSG가 승리하긴 했다. 하지만 위력적이고 유기적인 모습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선수 구성뿐만 아니라 전술의 부재도 도마 위에 올랐다. 에메리 감독 자신의 전술은 전혀 나오지 않았고 여전히 '네이마르 Go' - '음바페 Go'가 이어졌다. 에메리 감독이 스타 군단 PSG를 지휘하는데 벅차하는 것처럼 보였다. 에메리 감독은 네이바르와 카바니의 페널티킥 다툼을 방조하여 라커룸 갈등을 악화시킨 바 있다. 결국 나세르 알 케사피 회장이 직접 나서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
에메리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어려운 경기였다. A매치 기간 이후라 특히 그랬다. 전반은 힘들었지만 하프타임에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침착하게 찬스를 만들기로 결의했다. 후반 많은 찬스를 만들었지만 득점에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며 "그러나 팀은 경기 막바지에 우리 선수들이 자신의 캐릭터(character)를 보여줬다. 그래서 이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여러 외신 보도서는 PSG 구단이 에메리 감독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바르셀로나와 16강전서 대역전패를 당한 이후 에메리 감독의 지도력에 의구심을 표하는 사람이 늘었다.
PSG는 AS 모나코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레오나르두 자르딤을 비롯해서 자국 출신 전설 지네딘 지단 같은 감독들과 연결되고 있다. 조세 무리뉴 감독 역시 PSG 감독 자리는 매력적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에메리 감독이 PSG 감독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캐릭터가 아닌 제대로 된 자신만의 캐릭터를 보여줄 때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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