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희 최승욱 서민수, 기량발전상 경쟁 조기 점화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10.16 06: 06

‘이 선수가 이렇게 잘했었나?’
‘2017-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가 14일 개막했다. 불과 팀당 한 두 경기만 치렀을 뿐이지만, 벌써부터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들이 있다. 특히 지난 시즌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선수들이 여럿 눈에 띄면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 임동섭 공백 메운 ‘클레이 관희’

삼성은 개막전에서 지난 시즌 우승팀 KGC를 82-70으로 잡는 이변을 연출했다. 지난 시즌 준우승 주역인 슈터 임동섭이 상무에 입대해 공백이 컸다. 하지만 이관희가 있었다. 이관희는 고비 때마다 자신감 넘치는 3점슛을 던지며 13득점을 터트렸다. 특히 3쿼터에 넣은 3점슛 3개는 백미였다. 이관희는 21분을 뛰면서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가 더 좋았다. 이관희는 마이클 이페브라를 맞아 집요한 수비를 선보였다. 이페브라는 22분을 뛰면서 단 8득점에 묶였다. 개인기가 좋은 이페브라가 이관희의 수비에 막혀 고전하는 모습이 백미였다.
삼성은 마카오 전지훈련에서 강한 골밑에 비해 외곽슛이 터지지 않아 고민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3점슛 11/26을 기록했다. 문태영과 김동욱이 세 개씩 꽂았다. 이동엽도 힘을 보탰다. 비시즌 휴가까지 반납하고 슈팅훈련에 열을 올렸던 이동엽도 부쩍 성장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단 한 경기만 치렀을 뿐이지만, 이동엽과 이관희는 단연 돋보인다.
▲ 최진수보다 돋보였던 최승욱
LG의 개막전 승리의 숨은 주역은 최승욱이었다. 2014년 1라운드 9순위로 뽑힌 최승욱은 돋보이는 선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랐다. 개막전부터 주전 포워드로 나선 최승욱은 과감하게 골밑으로 파고들면서 13점을 올려놨다. 5득점에 그친 최진수를 압도하는 깜짝 활약이었다. 최승욱은 최진수를 앞에 두고 망설임 없이 득점을 올렸다. 반면 최진수는 최승욱과의 일대일 대결에서도 쉽게 골을 넣지 못했다.
현주엽 감독은 최승욱에 대해 “수비력이 굉장히 좋은 선수다. 열심히 한다. 슈팅이 떨어지고 공격을 적극적으로 안 해 아쉬웠지만 비시즌동안 훈련을 열심히 했다. 공격력도 좋아졌다. 아무래도 플레잉타임을 더 줬다. 안 뛰는 선수도 노력하면 누구나 출전할 수 있다. 최승욱은 꾸준히 출전시킬 생각”이라며 칭찬이 마르지 않았다.
더 대박은 최승욱의 마인드였다. 현 감독의 칭찬에도 불구, 최승욱은 수비가 좋지 않았다며 자책했다. 최승욱은 “수비에서 준비한 것이 잘 안됐다. 스펜서와 태종이 형에게 한 골도 주지 않으려 했는데 중요한 순간 득점을 줬다. 상대가 외국선수라도 모든 공격을 다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수비에 임한다”고 밝혔다.
좋아진 외곽슛에 대해서는 “비시즌에 새벽부터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다. 감독님도 ‘절대 주저하지 말고 던지라’고 하셨다. 자신 있게 던지다보니 슛도 잘 들어가는 것 같다”며 빙긋이 웃었다.
▲ ‘김주성의 애제자’ 서민수
DB는 개막전 우승후보 KCC를 81-76으로 잡았다. DB는 12명의 선수를 모두 가동하면서 대활약했다. 그 중에서도 서민수는 주전 포워드로 출전해 12점, 8리바운드, 2어시스트, 1블록슛을 올렸다. 197cm의 장신인 서민수는 자신보다 작은 이정현을 상대로 포스트업을 성공하는 등 기술이 돋보였다. 하승진 등 더 큰 선수가 붙으면 외곽으로 나와 3점슛을 던졌다. 그는 공을 향한 집념으로 리바운드도 치열하게 잡았다. 서민수는 KCC가 계산하지 못한 변수였다.
서민수는 2015년 1라운드 9순위로 DB에 뽑혔다. 같은 해 3순위로 KCC에 뽑힌 고졸신인 송교창이 주전으로 자리를 굳혔지만, 서민수는 거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 서민수는 지난 시즌 평균 6분을 뛰면서 1.9점에 그쳤다. 하지만 개막전에서는 무려 31분을 넘게 뛰었다.
이상범 감독은 “서민수, 김태홍, 최성모, 유성호 등이 1라운드가 지나면 올라갈 것이라 판단한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선수들 도전의식이 강하다. 앞으로 기복은 있겠지만 오늘 승리로 자신감은 가졌을 것”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서민수의 발전에는 ‘선생님’ 김주성의 코치가 있었다. 김주성은 매일 후배들의 야간훈련을 직접 지도했다. 덕분에 후배들의 기량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다.
서민수는 “개막전 주전은 처음이라 긴장됐던 것도 많았다. 주성이 형이나 경민이 형, 감독님, 코치님이 괜찮다고 하셨다. ‘54경기 중 한 경기’라고 해서 편하게 했다. 첫 개막전 주전으로 나와서 이길 수 있었다. 우승후보 KCC를 이겨서 가장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이정현을 상대로 써먹은 포스트업도 훈련의 성과다. 서민수는 “비시즌 가장 연습을 많이 한 것이 포스트업이다. 프로팀과 연습경기서 감독님이 적극적으로 하라고 했다. 주성이 형과 야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이 도움이 됐다”고 평했다.
DB선수들은 라커룸에 저마다 시즌 목표를 적어 놨다. 서민수는 3점슛 34% 이상과 기량발전상이 목표다. 재밌는 것은 DB에서 기량발전상을 노리는 선수만 5명이 넘는다. 이상범 감독은 “선수들에게 목표를 적으라고 했더니 다 기량발전상을 적더라. 우리 팀에서 기량발전상이 꼭 나와야 한다”면서 웃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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