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군단’ KCC, 여전히 풀지 못한 ‘에밋 의존증’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10.16 06: 00

멤버는 훨씬 화려해졌는데 달라진 게 없다.
우승후보라던 KCC가 첫 경기부터 무너졌다. 전주 KCC는 15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 ‘2017-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개막전에서 원주 DB에게 76-81로 패했다. '호화군단' KCC는 개막전부터 패하며 난항을 겪었다.
올 시즌 KCC는 선수들 면면만 놓고 본다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프로농구 역대 최고연봉 9억 2천만 원을 투자해 FA 이정현을 잡았다. 송교창은 더욱 노련해졌고, 하승진도 건강한 편이다. 외국선수도 검증된 득점기계 안드레 에밋과 찰스 로드를 데리고 있다. 가드진에 이현민과 전태풍 주전급이 두 명이다. 송창용이 벤치서 나올 정도로 멤버가 탄탄하다.

추승균 감독은 “각 포지션에서 두 세 명의 선수가 있다. 누구를 써야 할지 고민이다. 송교창이 지난 시즌에는 30분 이상 뛰면서 마음껏 슛을 쐈지만, 올 시즌에는 기회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KCC에 좋은 선수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사공이 너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KCC는 에밋 의존증을 어떻게 풀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DB와 개막전에서 추승균 감독은 이현민, 이정현, 송교창, 에밋, 하승진을 선발로 썼다. 이현민에게 에밋의 공 소유를 컨트롤하라는 역할이 주어졌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특히 2,3쿼터 찰스 로드까지 뛸 때 코트밸런스가 너무 맞지 않았다. 결국 에밋이 일대일을 하면서 나머지 선수들이 서 있는 장면이 자주 나왔다.
에밋은 그럼에도 불구 32점을 퍼부었다. 일대일에서는 당할 자가 없다. 하지만 팀 전체로 봤을 때 효율성은 떨어졌다. 에밋은 KCC 2점슛 52개 중 22개를 혼자 던졌다. 17개의 3점슛 중 8개가 에밋의 시도였다. 송교창이 13점, 이정현이 12점을 지원했지만 부족했다. 두 선수가 주인공이 돼 전개되는 패턴은 찾기 힘들었다.
에밋도 3개의 어시스트를 뿌렸지만, 뻑뻑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추승균 감독은 “3쿼터까지 에밋도 패스를 많이 해줬다. 일대일 찬스가 날 때는 해결하고, 더블팀이 오면 빼주라고 했다. 마지막에는 좀 무리했다. 그 상황을 넘기지 못했다. 첫 경기가 약이 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반면 DB의 디온테 버튼은 일대일과 패스를 적절히 섞어가면서 동료들을 잘 살렸다. DB는 11개의 3점슛을 성공했는데, 대부분 버튼의 패스에서 공간이 창출됐다. 이상범 감독은 “버튼의 어시스트 능력이 좋다. 일대일 돌파는 힘이 있어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어시스트 능력과 외곽슛도 좋다”고 호평했다.
아무리 일대일 능력이 좋아도 팀 전체를 살리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KCC가 우승후보로 격상되기 위해서는 에밋의 효율적 활용이 필수적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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