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펜서 커리’만 바라보는 오리온...심각한 득점부재

‘스펜서 커리’만 바라보는 오리온...심각한 득점부재


[OSEN=고양, 서정환 기자] 스테판 커리가 와도 지금의 오리온에는 답이 없어 보인다.

고양 오리온은 14일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17-18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1라운드에서 창원 LG에게 74-81로 패했다. 현주엽 LG 감독은 상무시절 스승인 추일승 감독을 상대로 데뷔승을 거뒀다.

오리온의 패배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다. 오리온은 주축기둥 이승현과 장재석의 군입대로 공백이 크다. 가드 정재홍과 포워드 김동욱도 새 팀으로 이적했다. 허일영, 최진수, 문태종의 부담감이 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외국선수를 잘 뽑았다. 하지만 국내선수의 활약이 저조하다. 드워릭 스펜서와 버논 맥클린에게 벌써부터 의존증이 나타나고 있다.

LG와 개막전 오리온은 1쿼터 10-20으로 뒤지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국내선수 중 득점을 풀어줄 선수가 전무했다. 노장 문태종이 힘을 냈지만 한계가 자명했다. 김진유와 조효현은 파이팅은 넘치지만 득점기술이 너무 떨어진다. 오리온 전체가 답답한 농구를 했다.

해결사는 스펜서였다. 외국선수 두 명이 동시에 뛰는 2쿼터부터가 스펜서 타임이었다. 스펜서는 LG의 가드진을 농락하며 득점행진을 개시했다. 본인이 직접 드리블을 치다가 갑자기 점프해서 던지는 풀업점프슛이 특기였다. 드리블의 방향전환도 빨라 선수들이 속기 일쑤였다.

스펜서는 2쿼터 3점슛 두 방으로 시동을 걸더니 3쿼터에만 13점을 쏟아냈다. 마치 커리처럼 거리를 상관하지 않고 바로 던지는 장거리 3점슛은 백미였다. 스펜서는 3쿼터 던진 모든 슛을 100% 성공시켰다. LG의 수비도 스펜서 타임에 속수무책이었다.

문제는 스펜서는 2,3쿼터에 주로 뛸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골밑도 부실한 오리온이 버논 맥클린을 4쿼터 계속 제외하기는 어려웠다. 4쿼터 불씨가 꺼진 오리온은 결국 스펜서 타임을 살리지 못하고 졌다.

오리온은 공을 몰고 수비수를 휘저을 수 있는 국내선수가 아무도 없다. 최진수, 허일영 등도 주로 외곽에서 오는 공을 처리하는 타입이다. 스스로 공격기회를 창출하기는 무리가 따른다. 오리온의 공격루트는 지나치게 골밑의 맥클린, 외곽의 스펜서에게 한정되고 있다. 국내선수들의 분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딱히 인재가 없다. 자신감이 떨어진 최진수는 1대1에서 최승욱도 제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

이날 스펜서와 맥클린은 각각 19점씩 올렸다. 허일영이 17점을 거들어줬지만 다른 선수들은 침묵했다. 27분을 뛴 최진수가 5득점으로 부진한 것이 아쉬웠다. LG에서 최승욱이 파이팅을 보이면서 13점을 해준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오리온은 4쿼터 14점에 그치며 22점을 내줬다.


스펜서는 스테판 커리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거리에 상관 없이 던지는 3점슛, 상대를 제치는 화려한 드리블도 빼닮았다. 다만 오리온은 스펜서가 뛸 때와 뛰지 않을 때의 경기력 차이가 너무 심하다. 2,3쿼터 외국선수 두 명이 뛸 때는 큰 문제가 없지만, 한 명이 뛰면 경기력이 크게 떨어진다.

경기 후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스펜서가 없을 때 문제라기보다 스펜서가 있을 때 선수들 움직임이 너무 없다. 스펜서가 해결해주면 상관없는데, 못하면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한다.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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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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