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타격왕' 김선빈 "첫 KS 무대, 가슴이 설렌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10.12 10: 00

"무조건 이기는데 보탬이 되겠다".
2017 KBO리그 타격왕 김선빈(27)에게 한국시리즈는 생애 첫 무대이다. 2009년 한국시리즈의 주전 유격수는 김선빈이 아니었다. 2008년 신인시절 외국인 퇴출로 비어있는 유격수로 발탁을 받아 팬들의 인기를 모았으나 2009년 부상과 저조한 성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TV를 통해 팀이 우승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2010년부터 주전 유격수를 맡았다. 매서운 타격에 탄탄한 수비력과 도루 능력을 과시하며 팀의 간판으로 떠올랐다. 풀타임 시즌은 2012년(126경기) 단 한번이었다. 발목 부상에 시달렸고 2011년에는 잘나가다 얼굴에 타구를 맞고 이탈했다. 2014년은 33경기에 그치며 쫓기는듯 군에 입대했다. 그때까지 규정타석 3할은 단 한번도 이루지 못했고 타격 30걸 안에 이름을 넣지 못했다. 연봉도 8000만원까지 깎였다. 

상무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선빈은 환골탈태 그 자체였다. 기마자세로 타석에 바짝 붙어 들어오는 공은 코스를 가리지 않고 안타를 생산했다. 찬스에도 강했다. 어느새 타격 순위 맨 위에 이름을 올렸고 3할7푼으로 생애 첫 타격왕을 차지했다. 176안타(5홈런), 64타점, 84득점, 출루율 4할2푼, 장타율 4할7푼7리, 득점권 타율 3할8푼2리. 모두 생애 최고의 기록이었다. 공포의 9번타자이자 완벽한 풀타임 리딩히터였다.  
지난 11일 한국시리즈 준비 훈련이 펼쳐지는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김선빈은 타격왕 비결에 대해 "캠프때부터 준비하면서 규정타석 3할이 목표였다. 이런 자리까지 오를지는 몰랐다. 군에서 잘 준비했고 감독과 코치께서 관리를 잘해주었다. 감독님이 도루를 자제하라고 하셨다. 그 부분이 컸다. 기술적으로 딱히 중점을 두고 연습한 것도 없다. 자세를 낮춘 것을 빼고는 없다"고 말했다. 
막판에는 두산 박건우의 타이틀 맹추격이 있었다. 그는 "시즌 막바지 되면서 5경기 남으니까 타격 1위가 의식됐다. 시즌 막판 안좋았느데 리딩히터 의식하다 부담감이 생겼다.  팀도 여유가 없는 것까지 겹쳐 흔들렸다. 박건우가 많이 쫓아왔다. 4월까지는 1할을 쳤는데 대단했다. 건우가 안다쳤으면 어떻게 될지 몰랐다. 운이 좋았다. 3경기 남은 시점부터 가망이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말하는 두 번째의 비결은 마음이었다. 그는 "제대하고 다시 경기에 출전하고 가정도 생기면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프로는 성적으로 연봉으로 오른다. 내가 잘해야 와이프와 아이도(출산예정) 편하다는 책임감이 많아졌다. 입대전에는 연봉이 많이 다운되었다. 다시 올려야겠다는 생각도 컸다"고 덧붙였다. 
막판 두산과의 1위 싸움도 부담이었다. 그는 "팀이 1위와 2위로 끝나는 것은 차이가 크다. 막판에는 우리 선수들도 부담이 컸다. 나도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고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다. 지금 우리 팀 분위기는 2009년과 비슷한 것 같다. 선수들은 이기자는 한마음으로 뭉쳐있다. 모든 것이 그때와 비슷하다"면서 우승을 향한 선수단의 열망을 이야기했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를 앞둔 그의 마음은 어떨까? 김선빈은 "2009년 한국시리즈때는 몸이 아파 못나갔다. 잘하지도 못했고 특출난 것도 없었다.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설렘이 크다. 솔직히 기대반 걱정반이다. 무조건 팀이 이겨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팀에 보탬만 되는 플레이만 생각하고 있다. 수비와 타격에서 내 역할 다하겠다. 무조건 팀이 이길 수 있는,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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