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익래의 PS 분석] '대타 타율 0.417' 뎁스의 승부가 펼쳐진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12 06: 33

24타수 10안타(3홈런), 타율 4할1푼7리. 준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대타들이 일궈낸 성적이다. 뎁스의 전쟁, 스쿼드 두께가 두꺼운 팀이 미소를 짓는다.
NC는 11일 창원 마산야구장서 열린 롯데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13-6으로 승리했다. 장단 13안타로 롯데 마운드를 두들긴 끝에 다소 싱거운 완승을 거뒀다.
NC는 1차전서 연장 11회 대거 7득점을 앞세워 9-2로 승리했다. 비록 2차전 빈타에 허덕이며 0-1로 분패했지만 시리즈 2승1패. 이제 남은 두 경기서 1승만 더하면 잠실행 티켓을 손에 넣는다.

3차전까지의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대타가 흐름을 바꾼 변곡점들이 꼭 한 장면씩은 있었다. 1차전부터 그랬다. NC는 1차전 1회 '리드오프' 박민우의 발을 앞세워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4회 한 점씩 주고받은 양 팀. 스코어 2-1 NC의 리드가 줄곧 이어졌다.
NC 선발 에릭 해커는 7이닝 동안 한 점만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NC의 든든한 불펜을 생각하면 2이닝 1득점 이상은 롯데에게 버거워보였다. 하지만 그 어려운 걸 대타 박헌도가 해냈다. 1-2로 뒤진 8회 2사 주자 없는 상황, 문규현 타석에서 대타 박헌도가 투입됐다. 박헌도는 김진성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뽑아냈다. 올 시즌 롯데의 좌투 상대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했던 모습이 우투수 상대로도 발현된 것.
물론 경기는 롯데의 2-9 완패로 끝났다. 그러나 박헌도의 귀중한 솔로포가 없었다면 경기는 일찌감치 롯데의 패배로 끝났을 것이다. 롯데로서는 박헌도의 홈런 이후 역전까지 일궈내지 못한 게 뼈아팠다.
NC 역시 연장 11회 7득점의 시작은 대타였다. 경기 중반 대타로 투입됐던 지석훈은 두 번째 타석인 11회 선두타자로 나서 2루타를 뽑아냈다. 이어 폭투 때 3루를 훔친 그는 권희동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이날 경기 결승점.
2차전에서는 타자들이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대타로 투입된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 NC 대타진이 4타수 1안타, 롯데 대타진이 1타수 무안타를 기록했을 뿐이었다.
웅크렸던 대타들은 3차전 다시 힘을 냈다. 이번에도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 NC 3루수 박석민은 1회와 2회 연거푸 실책성 플레이를 저질렀다. 기록된 실책은 하나 뿐이었지만 선발 제프 맨쉽의 투구수를 늘리며 비자책 2실점을 만들었다.
결국 김경문 NC 감독은 3회부터 노진혁을 투입했다. 노진혁의 수비는 준수했지만 타순이 6번이었다. 다소 이른 시점의 교체. 그러나 노진혁은 3회 첫 타석 투런포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여기까지만 해도 충분히 기대 이상이었는데, 이후에도 안타 두 개를 뽑아내며 모두 홈을 밟았다. 그리고 8회 마지막 타석, 다시금 솔로포를 때려내며 이날 경기 방점을 찍었다.
롯데도 대타로 재미를 봤다. 3-5로 뒤진 5회, 문규현 타석에 최준석을 투입했다. 이번 시리즈 무안타였던 최준석은 승부처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타점까지 신고했다. 다만 후속타 불발로 경기를 뒤집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올 정규시즌, 교체로 들어온 선수들의 타율은 2할5푼으로 리그 타율(.286)에 못 미친다. 선발 라인업에서 빠져있던 선수가 갑자기 타석에 들어서 안타를 때려내는 건 당연히 쉽지 않다. 하지만 이번 준플레이오프 세 경기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경기 도중 투입된 선수들이 흐름을 수 차례 바꾸며 변곡점을 양산했다. 4할대 대타 타율이 이를 증명한다. 3차전 노진혁의 '미친 활약'을 제외하더라도 교체투입된 선수들의 타율은 3할이다.
결국 뎁스가 두터운 팀이 미소지을 가능성이 높다. 4차전에서도 승부를 바꿀 작전이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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