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찬익의 대구 사자후] 이승엽이 말하는 #선택 #야구 #은퇴 #삼성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10.04 13: 00

'국민타자' 이승엽이 23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경북고를 졸업한 뒤 1995년 프로에 데뷔한 이승엽은 KBO리그 최고의 타자로서 이름 석 자를 널리 알렸다. 2004년 대한해협을 건너 8년간 일본 무대에서 뛰면서 요미우리 자이언츠 제 70대 4번 타자로 활약했고 각종 국제 대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국위선양에도 앞장섰다. 
3일 이승엽의 고별 무대였던 대구 넥센전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은 "지금껏 야구를 하면서 최고의 선택은 야구를 시작한 것이다. 당시 부모님께서 많이 반대했다. 고집으로 선택하게 됐는데 그때 시작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오지 못했다"면서 "중학교, 고등학교, 프로, 일본에 진출할 때 등 모든 게 내 선택이었고 맞았다고 생각한다. 은퇴도 개인적으로 잘한 선택이라 믿고 싶다"고 말했다. 
이승엽에게 야구란 무엇일까. "내 인생이자 보물이다. 야구를 제외하고 내 이름을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어릴 적 꿈이 야구 선수였고 야구 선수가 됐고 한국 최고가 됐고 야구를 통해 얻은 게 너무나 많다. 평생 죽을 때까지 야구인으로 살 생각이다. 어떤 식으로든 대한민국 야구를 위해 야구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길을 찾겠다. 나는 야구를 사랑한다". 

고별 무대에서 연타석 아치를 그리며 '국민타자'의 품격을 보여준 이승엽. 그라운드를 떠나야 하는 아쉬움이 더욱 클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이제는 떠나야 할 때다. 시기를 잘 잡은 것 같다"고 고개를 가로 저은 뒤 아쉬운 게 야구를 더 잘할 수 있다는 것보다 이제 야구를 못한다는 아쉬움이다. 더 길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이어 "이제 나는 떠나지만 삼성 라이온즈를 위해 큰 일을 해줘야 할 선수들이 많다. 이제는 책임감을 갖고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2년간 팀이 너무나 망가졌다. 후배들이 주인공으로서 되돌려 주기를 바란다. 어디를 가든 한국 프로야구와 삼성을 응원하겠다"고 약속했다. 
2012년 삼성 복귀 이후 3차례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던 이승엽은 "2년 연속 9위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선수들도 느꼈을 것이다. 미팅에서 고참으로서 팀이 2년 연속 9위를 한 것에 대해 더 잘할 수 있도록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승엽은 "모든 이들에게 감사드린다. 너무나 행복했었다. 23년간 힘들 때도 많았지만 행복한 시간이 훨씬 더 많았다. 야구 선수가 된 게 너무나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삼성에서 시작하고 마무리할 수 있어 영광스럽다. 야구 선수로서 행복했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승엽은 "프로 야구 전체 선수들이 반성해야 할 문제가 많다. 선수 개인의 잘못이 아니다. 주위가 잘못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 생각하고 있다. 어린이 팬들이 많다. 보고 배워야 할 것을 선수들이 생각해야 한다. 나 역시 팬들이 원하는 100%를 해드리지 못했다. 후배들이 팬들과 가까이하면서 어린이 팬들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구자욱 같은 야구 선수'라는 대답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삼성 담당기자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