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메신저 제재 철회하고 IT 사업 육성... 경제 개혁 일환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9.21 09: 50

사우디 아라비아가 유가 급락으로 인한 경제 악화를 만회하고자 IT 사업 육성에 나선다. 그 일환으로 메신저 앱에 대한 제재를 철회한다.
미국 IT 매체 더버지(TheVerge)는 21일(한국시간) "사우디가 제재 조치를 내린 지 1년 만에 스카이프, 왓츠앱, 스냅챗 등의 메신저 앱에 대한 사용 금지법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사우디 통신부 트위터에 따르면 통신법만 지킨다면 어떠한 메신저나 통화나 영상 통화 앱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인 국가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시행하는 사우디를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조치는 사우디에서 불어오는 변화를 보여주는 일이다. 더버지는 "사우디의 현 경제 상황서 이번 조치는 매우 당연한 일이다. 석유 가격이 폭락하면서 사우디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IT 사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사우디의 개발자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서 좋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사우디는 유가 급락으로 인한 위기를 벗어나고자 의욕적인 개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차기 국왕인 모하마드 빈살만 제1왕위계승자가 직접 나서서 중장기적이으로 '탈(脫)석유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탈석유 시대를 위해 사우디는 사회·경제 발전 계획인 비전2030를 수립하고 엔터테이먼트, IT 등 기존 사우디에서 도외시되던 사업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더버지는 벤처캐피탈 루프 벤처스(Leap Ventures)의 발표를 인용해 "작년부터 중동 국가들은 디지털 벤처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아랍의 30대 미만 인구의 70%는 적극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사용하는 하이퍼 세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우디 통신부 장관 역시 "디지털로 변환이 사우디의 국가 경제를 향상시킬 것이다. 디지털 전환은 특히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같은 인터넷 기반 사업의 성장을 촉진시킬 것이기 때문에 사우디 성장 계획의 핵심 중 하나다"고 성명서를 통해 발표했다.
엄격한 이슬람 율법때문에 자국 내 엔터테인먼트 문화를 박대하던 사우디 정부는 최근 기조를 바꿔 적극적인 육성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일 사우디 국영 공공투자펀드(PIF)가 직접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설립하는 데 무려 26억 달러(약 3조 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사우디 정부는 이러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이나 IT 사업등 신규 사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규제들을 풀며 개혁에 나서고 있다. 더버지는 "스카이프, 왓츠앱 및 다른 업체가 사우디에 액세스 할 수 있게 되면서 무한 경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개혁을 택한 사우디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은 있다. 메신저나 앱에 대한 제한은 풀렸어도 극단주의자나 포르노, 도박 관련 웹 사이트에 대한 규제와 강력한 처벌은 존재한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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