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르노삼성 QM6 가솔린, “디젤의 미래가 불안한 모범 운전자 구함” 

[시승기] 르노삼성 QM6 가솔린, “디젤의...
[OSEN=강희수 기자] 이율배반(二律背反), 두 가지 명제가 서로 모순 돼 양립할 수 없는 상황을 말한다. 자동차의...


[OSEN=강희수 기자] 이율배반(二律背反), 두 가지 명제가 서로 모순 돼 양립할 수 없는 상황을 말한다. 자동차의 상품 기획이 딱 이율배반이다. ‘만능’을 추구하다보면 가격이 올라가고, 실속을 구하는 구매자에게만 실효가 돌아 간다.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하나를 버려야 한다. 물론 두 가지를 다 얻는 방법도 있지만 그러려면 추가 비용이 지출 된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QM6 가솔린 모델’(2WD)은 철저하게 이율배반의 논리에 의해 기획된 상품이다. 차에 대한 만족도는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따라서 이 차를 접하기 전에 거쳐야 할 절차가 있다. ‘나는 어떤 유형의 운전자인가’를 먼저 아는 게 필요해 보였다.

그래서 몇 가지 설문을 추려봤다.

1. 급가감속을 하지 않는, 퍼포먼스보다는 안정성을 더 중시하는 스타일인가?

2. 합리적인 차량 가격과 유지비를 꼼꼼히 따지는 편인가?

3. 정통적인 세단보다는 SUV의 실용성에 더 많은 점수를 주고 있는가?

4. 디젤 엔진에 대한 피로도를 느껴 정숙한 가솔린 엔진에 더 관심이 가는가?

5. 글로벌 환경당국의 규제 움직임으로 디젤차와 경유가격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가?

이 5가지 질문에 긍정적으로 대답한 유형의 운전자라면 르노삼성자동차의 QM6 가솔린 모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위 유형에게는 ‘맞춤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차가 QM6 가솔린차였다.


QM6는 작년 9월 ‘4WD의 대중화’를 외치며 출범했다. 기존의 4륜구동이 오프로드 운행을 강조했다면 QM6의 4륜구동은 온로드에서의 안정성에 초점을 맞췄다. 이 또한 SM6와 맥을 같이하는 ‘고급화 전략’이었다. 해외시장에서는 르노 브랜드의 ‘콜레오스’라는 이름으로 팔려나갔다.

이런 QM6에 가솔린 엔진을 장착하게 된 것은 ‘시대의 부름’이었다. 디젤 엔진이 미세먼지를 비롯한 각종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디젤엔진(길게는 내연기관 전체) 퇴출 움직임이 범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맞춰 르노삼성자동차는 QM6의 심장에 2,000cc 가솔린 엔진을 장착하는 상품을 기획했다.

단순히 엔진 트림 하나를 더 늘린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만약 그랬다면 르노삼성자동차가 번거롭게 미디어 시승행사도 갖지 않았을 게다. 르노삼성은 ‘QM6 가솔린 모델’을 두고 트림 추가 차원이 아닌, 독자적 라인업 구축의 자세로 접근하고 있었다.

‘QM6 가솔린 모델’의 스펙을 훑어보다 보면 공통적으로 눈길이 멈추는 곳이 두 군데 있다. ‘2.0ℓ 자연흡기 GDI 가솔린 엔진’과 ‘2,480만 원’의 가격이다.


QM6 디젤 모델은 2,000cc 배기량은 가솔린 모델과 동일하지만 최대 출력이 177마력, 최대토크가 38.7kg∙m에 이른다. 반면 ‘QM6 가솔린 모델’의 2.0ℓ 자연흡기 GDI 엔진은 최고 출력 144마력, 최대 토크 20.4kg∙m을 낸다. 공차중량은 100kg 이상 차이가 나지만 두 차의 외형은 똑 같다.

인천 송도의 한 호텔에서 출발해 영종도를 오가는 시승코스에서 시승자들이 확인하고자 하는 것은 “과연 이 출력 격차를 어떻게 극복했을까?”에 집중 돼 있었다. 그러다 내린 결론은? “다르다”였다.

‘QM6 가솔린 모델’을 디젤 모델의 관점에서 보려했던 게 잘못이었다. 디젤 모델에 대한 기억을 지우고 나니, 서두에 언급한 유형의 운전자에게 이만한 맞춤형도 없어보였다. 가솔린과 디젤 모델은 완전히 ‘다른’ 상품이었으며, 디젤 SUV의 관점에서 가솔린 차를 제단할 필요가 전혀 없는, 독자적인 모델이었다.


‘QM6 가솔린 모델’은 SUV의 편의성과 가솔린 엔진의 정숙성을 결합해 매우 영리한 존재로 탄생됐다. 가솔린 세단을 타는 것처럼 조용했고, 전방시야는 시원스럽게 확보 돼 있었다. 거친 야성의 목소리보다는 햇살드는 숲속의 조곤조곤한 속삭임이 어울렸다.

흔히 하는 표현으로 “동급 최고 수준의 정숙성”은 과장이 아니었다. 르노삼성은 안 그래도 조용한 가솔린 엔진에 흡/차음재를 대폭 보강했다. 엔진룸의 흡음재 두께를 증대하고, 대시 인슐레이터에는 차음재 밀도를 보강했다. 앞유리는 차음 윈드실드 글라스를 적용하고, 플로어와 카펫에도 흡차음 기능을 강화했다.

그 결과는 운전자의 오감이 먼저 즐기고 있었다. 차내에 흐르는 음악은 같은 볼륨에서도 더 낭랑했다. 운전자는 전방상황과 동승자에게 더 많은 집중력을 할애할 수 있었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연비였다. ‘QM6 가솔린 모델’의 복합 공인 연비는 리터 당 11.7km다. 그런데 어떤 이는 왕복 66km를 달리는 시승구간에서 19km/l 내외를 기록하기도 했다. 가속 성능이 궁금했던 기자의 차는 수차례 풀악셀을 밟았음에도 불구하고 10.5km/l를 찍었다. 평상시 운전 습관이 얌전한 운전자라면 연비 운전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더라도 13~15km/l의 연비는 충분히 나올 법했다.

‘QM6 가솔린 모델’의 변속기는 연비와 정숙성이 뛰어난 Jatco사의 ‘엑스트로닉 CVT’다. 무단변속기이면서도 D-스텝 튜닝이 돼 있어 일반 자동변속기 같은 변속감을 느낄 수 있다. QM6 디젤 모델에는 하이테크용 CVT가 장착 돼 있다.

차량 가격은 더 매력적이다. 2,480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은 QM6 디젤 모델에 비해 무려 290만 원이 싸다. 타사 경쟁 모델에 비해서도 가격 경쟁력이 높다.


물론 가격경쟁력을 갖추다 보니 감수해야 할 이율배반도 있다. 144마력의 출력과 20.4kg∙m의 토크는 고속 운행 구간과 순간적인 토크가 필요한 상황에서 한계에 부닥칠수밖에 없었다. 웬만한 사양에서 쉽게 접할 수 있은 ‘스포츠 모드’도 없고, 크루즈 컨트롤도 앞차를 인식하는 어댑티브 기능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에 대한 ‘기본기’는 충실히 갖췄다. 306도 주차보조시스템, 자동 긴급제동시스템(AEBS), 전방추돌경보시스템(FCW),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 오토매틱하이빔(AHL), 사각지대경보시스템(BSW), 운전피로도경보시스템(UTA)을 선택적으로 장착할 수 있다.

차체 밸런스나 핸들링, 승차감은 디젤 모델에서 검증 된 그대로, 아쉬울 게 없었다. ‘QM6 가솔린 모델’은 분명 ‘만능’은 아니었다. 그러나 ‘QM6 가솔린 모델’ 기획단계에서 구매층으로 가정한 운전 스타일의 소유자라면, 충분히 만족할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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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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