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절정' 김재율, 어울리는 4번타자의 옷
OSEN 이종서 기자
발행 2017.09.14 06: 03

김재율(28·LG)에게 더 이상 4번타자 자리는 어색한 곳이 아니다.
김재율은 지난 2011년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전체 34순위)로 LG에 입단했다. 186cm, 90kg이라는 건장한 체구가 보여주듯 김재율은 입단 당시부터 우타 거포로서 많은 기대를 받았다.
입단 첫 해. 김재율은 퓨처스 올스타전 MVP에 오르면서 가능성을 한껏 뽐냈다. 그리고 2012년 류현진(다저스, 당시 한화)을 상대로 데뷔 첫 홈런을 뽑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입단 후 2년 동안 김재율은 1군 경기 44경기에서 단 9개의 안타만을 뽑아내는 데 그쳤다.

2015년 경찰청에서 제대해 복귀하며 다시 한 번 1군 무대에 도전했다. 그러나 발목 부상으로 1경기 출장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에는 루이스 히메네스의 맹활약과 양석환, 정성훈 등의 활약에 밀려서 단 한 차례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올해 역시 개막전 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김재율이 첫 1군 무대에 오르는 것은 지난 5월 30일. 김재율은 이후 40경기에서 2할9푼2리 3홈런 15타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8월 6일 다시 1군 엔트리에 말소된 그는 17일 뒤인 8월 23일 다시 1군에 올라왔다. 그리고 4번타자로 나서면서 고감도의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8월말 1군 복귀 후 나선 22경기에서 김재율이 기록한 성적은 3할8푼2리. 최근 10경기에서는 4할2푼9리로 더욱 더 방망이가 매섭다.
양상문 감독도 이런 김재율의 활약에 "원래 입단 때부터 타격에 재능이 있던 선수"라며 "그동안 경기에 못 나가다가 올해부터 경기에 나가면서 성적이 나고 있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도 "잘하고 있지만, 결정적일 때 좀 더 해줘야한다"며 성장을 바랐다.
양상문 감독의 바람에 김재율은 곧바로 '천금 적시타'로 응답했다. 팽팽한 투수전에서 승부를 가지고 오는 천금같은 적시타를 때려낸 것. 13일 롯데와 맞붙은 LG는 선발 투수로 데이비드 허프를 내세웠다. 롯데 역시 LG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준 박세웅이 선발 출격했다.
양상문 감독 경기를 앞두고 "점수가 많이 나지 않을 경기"라면서 타자들의 활약을 바람과 동시에 타순에 변화를 줬다. 최근 중심타자로 나섰던 양석환이 빠지고 전날 9번타자로 나섰던 오지환이 6번타자로 옮겼다. 그러나 앞선 4경기에서 꾸준히 4번 타자로 나섰던 김재율은 그대로 자리를 지켰다.
LG는 1회말 선취점을 내며 1-0으로 앞서 나갔다. 그리고 3회말 LG는 2사 만루를 만들며 추가점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 들어선 김재율은 롯데 선발 박세웅의 포크를 받아쳐 좌전 안타를 뽑아냈고,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았다. LG는 3-0으로 달아났고, 결국 3-1로 롯데를 잡으며 2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김재율의 적시타가 LG로서는 승리를 이끈 천금과 같았다.
경기를 마친 뒤 김재율은 "찬스를 꼭 살리고 싶었고, 중요한 타점으로 이어져 팀 승리에 보탬이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하며 "최근 4번타자로 나서고 있는데, 타격감이 괜찮아 부담을 가지지 않고 편하게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LG는 이날 경기를 잡으면서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SK에 0.5경기 차 뒤진 6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잔여 경기가 16경기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스스로 가을 야구 진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다. 김재율도 "5강은 우리가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해서 꼭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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