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찬익의 대구 사자후] '완소남' 러프가 말하는 #KBO리그 #응원 문화 #팬서비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09.14 05: 58

다린 러프(삼성)은 올해 처음 한국땅을 밟았다. 모든 게 낯설 수도 있을텐데 빠르게 적응하면서 구단 역대급 외국인 타자로 우뚝 섰다. 러프는 "KBO리그의 열정적인 응원이 내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러프가 바라보는 한국 야구의 응원 문화는 어떤 모습일까. 
러프는 "굉장히 열정적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관전하는 수준이 아니라 자신이 응원하는 구단 및 선수가 정말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진다.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가 돼 응원하는 모습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항상 한결같은 마음으로 응원해주는 팬들을 보면 긍정 에너지가 넘친다"고 말했다. 
그리고 러프는 "대기 타석에서부터 응원해주는 팬들의 함성에 큰 힘을 얻고 타석에 들어선다. 든든한 응원을 등에 업고 홈런 또는 안타를 때려 누상에 나가면 팬들의 함성이 더욱 커진다. 그럴때면 전율을 느낀다. 팀에 보탬이 됐을때 환호를 들으면 기분이 아주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러프에게 4월은 악몽과 같았다. 타율 1할5푼(60타수 9안타) 2홈런 5타점을 기록하는 등 끝모를 부진 속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기도 했다. "지금껏 야구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이 팀에서 나가라'는 식의 비난을 받았는데 KBO리그는 다르다. 야유 대신 격려를 통해 다시 힘을 내게끔 했다. 성숙한 팬문화에 큰 감동을 받았다"는 게 러프의 말이다. 
이어 "야구라는 게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가장 좋겠지만 나도 사람이기에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열심히 하는 건 언제든지 할 수 있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내가 이 유니폼을 입은 이유다. 팬들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러프는 "KBO리그에서 특별한 선물을 많이 받았다. 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고 씩 웃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이 무엇이냐'고 묻자 "우리 가족의 행복한 모습이 담긴 그림 액자를 비롯해 내 아들의 모습을 미니어쳐로 만들어주신 팬도 있었다. 그 미니어쳐가 너무 귀여워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 자주 들여다본다. 그리고 경기 사진 앨범을 주신 팬도 기억에 남는다"고 대답했다. 
러프의 아들 헨리 또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다. 특히 여성팬들의 사진 촬영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러프는 "우리 아들도 이곳에서 인기가 되게 많은 것 같다. 다들 좋게 봐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팬서비스도 뛰어나다. 러프는 휴식일인 4일 대구 시내의 한 스테이크 전문점에서 만난 대구 모 고등학교 야구부원의 사진 촬영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식사 비용까지 몰래 지불했다. 
이에 러프는 "고등학교 야구 선수가 내게 정중하게 사진 촬영과 사인 요청을 했었는데 매너가 참 좋은 친구라는 인상을 받았다. 나를 배려해준다는 게 확 느껴졌다"며 "나처럼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아마추어 선수에게 뭔가 해주고 싶었는데 아내가 식사 비용이라도 계산해주자고 해서 그렇게 하게 됐다. 작은 정성일 뿐"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이 남자 보면 볼수록 진국이다. /삼성 담당 기자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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