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8야구월드컵] '9K 역투' 두산 곽빈, 화수분 차기 주자 '찜'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9.04 05: 38

이듬해부터 두산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뛰어들 곽빈(18·배명고)이 눈부신 역투로 대표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신체조건이 뛰어난 캐나다 타선을 상대로도 주눅들지 않고 무려 9탈삼진을 뽑아내는 괴력을 뽐냈다.
한국은 4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선더베이 포트아서 스타디움서 열린 '제28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U-18야구 월드컵)' 예선 라운드 A조 캐나다전을 11-7로 승리했다. 한국은 대회 3연승으로 예선 A조 선두 자리를 굳히며 슈퍼라운드 진출을 눈앞에 뒀다.
공격에서는 단연 하위타선이 빛났다. 7번부터 조대현(포수)-예진원(좌익수)-장준환(중견수)으로 꾸려진 한국 하위타선은 6안타 9타점을 합작해내며 공격을 주도했다.

마운드에서는 단연 선발투수 곽빈이 돋보였다. 이번 대회 첫 등판한 곽빈은 6이닝 4피안타(2피홈런) 9탈삼진 무볼넷 1사구 4실점(3자책) 역투로 승리를 따냈다.
곽빈은 1회 선두 에두아르 줄리안과 클레이튼 키이스를 연이어 땅볼처리했다. 후속 노아 네일러에게도 땅볼을 유도했지만 2루수 최준우의 실책으로 주자가 살았다. 타석에는 4번타자 아처 브로크먼. 어린 선수에게 부담스러울 상황이었다. 그러나 곽빈은 흔들리지 않고 브로크먼을 삼진으로 솎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이날 경기 첫 탈삼진. 곽빈의 삼진쇼는 시작이었다. 곽빈은 2회 마이클 스토브먼과 돈드레 브렘너를 연달아 삼진처리하는 등 삼자범퇴 이닝으로 장식했다.
첫 실점은 한국이 3-0으로 앞선 3회 나왔다. 선두 덴젤 클라크에게 내야안타를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투수 앞으로 향한 타구를 곽빈이 깔끔하게 처리했지만 타자주자의 발이 더 빨랐다는 판정. 곽빈은 후속 루카스 파렌테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줄리안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진 속구가 복판에 몰리며 그대로 넘어갔다. 곽빈은 올 시즌 청룡기와 주말리그 등 10경기에 등판해 28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피홈런을 자랑했다. 올 시즌 곽빈의 첫 피홈런이었던 셈이다.
곽빈은 5-2로 리드가 벌어진 4회, 선두 브로크먼을 다시 삼진 처리했다. 그러나 후속 스토브먼에게 우월 솔로포를 허용했다. 이번에는 체인지업이 한가운데로 몰렸다. 후속 제이슨 윌로우의 몸 맞는 공으로 1사 1루, 곽빈이 흔들리는 듯했다. 그러나 곽빈은 브렘너를 2루수 병살타로 처리하며 한숨 돌렸다.
이때부터는 곽빈의 페이스였다. 곽빈은 5회 선두 클라크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후속 파렌테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홈런을 맞았던 줄리안을 중견수 뜬공으로 요리했다. 이어 클레이튼 키이스마저 삼진 처리. 곽빈은 6회를 이날 경기 두 번째 삼자범퇴 이닝으로 장식했다.
6회까지 투구수는 87개. 곽빈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곽빈은 선두 윌로우를 다시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낫아웃 상황에서 포수 조대현의 송구 실수로 주자를 살려뒀다. 그러자 한국 벤치가 움직였다. 곽빈이 마운드를 내려갔고 하준영이 등판했다. 하준영이 볼넷과 연속 안타로 승계주자를 불러들였지만 곽빈의 비자책점이었다.
곽빈은 지난 6월 '2018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의 부름을 받았다. 학동초-자양중 출신의 곽빈은 키 187cm-체중 90kg의 건장한 체격조건을 자랑한다. 2학년까지 주로 4번 타자 1루수로 활약하다가 2016년 7월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두산은 지명 당시 "최고 시속 151km의 강속구를 힘있게 뿌려 스카우트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라며 "동기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싱싱한 어깨를 보유하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다. 곽빈은 7월 청룡기 MVP를 수상하며 주가를 올렸다.
두산은 걸고 있는 기대만큼이나 일찌감치 '곽빈 환대'에 들어갔다. 지난달 18일 잠실 KIA전서 곽빈을 시구자로 선정했다. 당시 곽빈은 "니퍼트 선수와 함덕주 선수에게 배우고 싶다. 기록 상 매이닝 삼진을 잡는데 그 비율이 좋아서 배우고 싶다"라고 밝힌 바 있다. 곽빈은 캐나다전에서 최고구속 90마일을 넘나드는 속구는 물론 체인지업, 슬라이더에 커브까지 고루 던지며 탈삼진 능력을 뽐냈다. 자신의 장점을 고스란히 내보인 셈이다.
두산은 2000년대 중반부터 쉬지 않고 유망주를 배출해내며 '화수분 야구'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당시만 해도 그 초점은 주로 야수진에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완전히 자리잡은 함덕주를 필두로 김명신, 이영하 등 영건들의 호투가 돋보인다.
물론 아마추어 레벨의 경기였지만 9탈삼진을 기록한 곽빈의 호투는 두산으로서 미소지을 만한 일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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