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와 포항 스틸러스의 동상이몽은 인천의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인천은 20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7라운드 홈 경기서 포항을 2-0으로 제압했다.
인천은 이날 승리로 시즌 첫 2연승을 달리며 승점 26을 기록, 상주 상무(승점 25)를 따돌리고 잔류 마지노선인 10위로 뛰어 올랐다. 반면 갈 길 바쁜 포항은 7위(승점 34)에 머무르며 힘겨운 상위 스플릿 싸움을 예고했다.
더 간절한 쪽은 인천이었다. 11위 인천은 1부리그 잔류가 절실했다. 12위 광주와 격차를 벌리면서 10위 상주를 쫓아야 했다. 그동안 시즌 막판 힘을 내며 극적으로 잔류한 기억이 많았던 인천이었기에 간절함은 더 컸다.
이기형 인천 감독은 "상주 원정서 힘든 경기를 이겨 분위기가 괜찮다"면서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없다. 매 경기 결승전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포항도 갈 길이 바쁜 건 매한가지였다. 상위 스플릿 진출 마지노선인 6위 강원과 격차를 좁혀야 했다. 때마침 강원이 수원 삼성을 잡고 한 걸음 달아난 상태라 포항은 인천전 승리를 통해 원위치로 돌려놔야 했다.
최순호 포항 감독은 "우리는 아직 (상위 스플릿 진출에) 기회가 있다. 위에 3팀, 아래에 3팀이 있는데 이들의 결과에 따라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인천의 간절함이 포항의 그것보다 강했다. 인천은 동기부여도 명확했다. 지난 6월 안방에서 당한 0-3 완패의 아픔을 되갚아야 했다. 인천은 포항보다 한 걸음 더 뛰었고, 내용과 결과로 보상을 받았다.
이기형 인천 감독은 아르헨티나 새 외국인 공격수 엔조에게 첫 선발 출전의 기회를 줬다. 변화는 주효했다. 엔조는 전방에서 기민한 침투를 보였다. 동료와 연계 플레이, 적극적인 수비 가담은 덤이었다.
인천은 전반 내내 경기를 주도한 끝에 32분 만에 소득을 올렸다. 프리킥 찬스서 주장 최종환의 자로 잰 듯한 크로스가 올라오자 한석종이 발로 밀어넣으며 포항의 골네트를 갈랐다.
후반에도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인천은 후반 13분 추가골을 넣으며 포항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좌측면에서 올라온 김대중의 크로스를 최종환이 절묘한 헤더로 마무리하며 2-0 리드를 안겼다.
인천은 올 시즌 들어 가장 완벽한 내용과 결과를 보였다. 시즌 첫 2연승과 강등권 탈출은 전리품이었다. '생존왕' 인천이 예전의 모습을 완벽히 되찾았다./dolyng@osen.co.kr
[사진] 인천=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