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인천의 최전방 고민, '첫 선발' 엔조에게서 해법을 찾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8.20 20: 52

인천 유나이티드가 좀처럼 풀리지 않던 최전방의 해법을 첫 선발 출격한 엔조에게서 찾았다.
인천은 20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27라운드 홈 경기서 포항 스틸러스를 2-0으로 제압했다.
인천은 이날 승리로 시즌 첫 2연승을 달리며 승점 26을 기록, 상주 상무(승점 25)를 따돌리고 잔류 마지노선인 10위로 뛰어 올랐다. 반면 갈 길 바쁜 포항은 7위(승점 34)에 머무르며 힘겨운 상위 스플릿 싸움을 예고했다.

인천은 지난달 6월 안방에서 포항에 당한 0-3 완패의 쓰라린 아픔도 깨끗이 설욕했다. 내용과 결과에서 포항을 압도하며 두 달 전 치욕을 되갚았다.
인천의 승리 열쇠는 앞선이었다. 수비진은 상대에 따라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하면서 안정감을 찾았다. 이진형의 선방쇼까지 더해지면서 경쟁력을 갖췄다.
문제는 골이었다. 축구는 결국 상대 골망을 흔들어야 이기는 스포츠다. 인천의 고민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케빈이 떠난 이후로 최전방에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기대를 모았던 달리는 부진 끝에 작별을 고했다. 
인천은 이날 경기 전까지 리그 26경기서 23골에 그쳤다. 클래식 12개팀 중 '꼴찌' 광주(22골)에 이어 상주와 함께 최소 득점 2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최전방의 파괴력이 떨어지면서 인천의 측면도 덩달아 힘을 못썼다. 이기형 인천 감독이 새 외국인 선수인 엔조에게 이날 첫 선발의 기회를 준 것도 이러한 고민에서 비롯됐다.
아르헨티나 출신 공격수 엔조는 포항전서 이기형 감독과 인천에 희망을 안겼다. 전방에서의 위협적인 움직임, 동료와 연계, 수비에 적극 가담하는 왕성한 활동량까지 인천의 최전방을 차지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엔조는 전반 10분 코너킥 찬스서 회심의 오버헤드킥을 시도했지만 간발의 차로 크로스바를 넘겼다. 3분 뒤엔 박종진을 향하는 정확한 침투 패스를 보여줬다. 때로는 중앙선 부근까지 내려와 상대 볼을 탈취하는 등 공수 양면에서 활약했다. 
엔조가 전방에서 포항 수비진을 교란하면서 측면도 평소 때보다 활기를 띠었다. 특히 좌측면의 박종진이 빠른 스피드와 침투로 포항의 배후를 헤집으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결국 인천은 전반 32분 만에 소득을 올렸다. 프리킥 찬스서 주장 최종환의 자로 잰 듯한 크로스가 올라오자 한석종이 발로 밀어넣으며 포항의 골네트를 갈랐다.
엔조는 물 만난 고기마냥 그라운드를 누볐다. 전반 36분 김용환의 얼리 크로스가 올라오자 몸을 던져 오른발에 맞혔지만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2분 뒤에는 한석종의 침투 패스를 단 한 번의 터치로 슈팅 찬스를 만든 뒤 골키퍼 키를 넘기는 토킥을 시도했다. 무산되긴 했지만 엔조의 퍼스트 터치와 감각적인 슈팅이 빛난 장면이었다.
엔조는 후반 초반에도 상대 배후를 향하는 날카로운 침투 패스로 동료에게 기회를 제공하며 미래를 기대케 했다. 엔조는 후반 12분까지 57분을 뛰고 김대중과 바통을 터치하며 첫 선발 경기를 성공리에 마쳤다.
인천은 후반 13분 추가골을 넣으며 승부를 갈랐다. 좌측면에서 올라온 김대중의 크로스를 최종환이 절묘한 헤더로 연결하며 2-0 리드를 안겼다. 인천은 2골 차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귀중한 승점 3을 추가했다.
올 시즌 내내 최전방에 고민을 안았던 인천이 엔조의 등장과 함께 상승곡선을 그리며 새 국면을 맞게 됐다.
▲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인천 2 (1-0 1-0) 0 포항
△ 득점= 전 32 한석종 후 13 최종환(이상 인천)/dolyng@osen.co.kr
[사진] 인천=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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