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택시운전사', 그간 천만영화와 무엇이 달랐나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7.08.20 18: 15

 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가 오늘(20일) 오전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첫 1000만 영화 축포를 쏜 것. 더불어 역대 국내 개봉 영화 중 19번째, 한국 영화로는 15번째의 기록을 썼다. 
'택시운전사'는 그간 천만영화들과는 차이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영화를 둘러싼 논란이나 과도한 이슈 없이 잔잔한 흥행을 이뤘다는 점이 그렇다. 부정적인 이슈도 없었지만, 이른바 '택시 신드롬'이라 불릴만한 사회문화적 현상이 강한 것도 아니었다. 역대 천만영화들과는 조금은 다른 지점이다.
그렇지만 19일만에 천만 돌파란 기록은 굉장히 빠른 속도다. 12일만에 1000만 돌파한 '명량'에 이어 역대 천만영화 중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이고, 지난 해 '부산행'과 동일한 속도다.

즉 '조용하지만 강하다'가 이 '택시운전사'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내적으로는 배우 송강호와 실화 소재의 힘이 낸 시너지가 컸다. '1억 배우'라 불리는 송강호는 장르불문 믿고 보는 배우이지만 특히 소시민 연기에서 빛을 발한다. 그가 보여주는 리얼리즘과 특유의 유머는 언제나 관객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더불어 '택시운전사'는 송강호의 전작인 故노무현 대통령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변호인'과 맥을 같이 하는 작품이기에 탄력을 받은 것이 분명히 있어 보인다. 송강호가 보여주고 들려주는 5.18 민주화운동 이야기는 2017년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소중한 메시지를 전해줄 것이란 믿음이 통한 것.
송강호는 이렇게 3번째 천만영화를 보유하게 됐다. 앞서 송강호는 '변호인'(1,137만)과 '괴물'(1,301만)로 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바다.
또한 '택시운전사'가 이른바 애국주의를 강조한 '국뽕 영화'가 아니라는 점은 오히려 현 시대 정서와 부합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가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려냈다.
주인공은 당시 상황과 어느 정도 거리두기가 가능한 관찰자인데, 이 점이 관객에게 어필하는 '택시운전사'만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관찰자의 시점에서 광주를 보여주기 때문에 관객의 몰입에는 반응이 엇갈렸지만, 덤덤한 톤으로 묘사되는 아픈 역사의 한 페이지가 이전의 애국심을 자극하며 천만관객을 동원했던 영화들과는 확실히 차별되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관람은 다시한 번 영화를 환기시키는 데 힘을 더했다는 평이다. /nyc@osen.co.kr
[사진] OSEN DB, 영화 스틸,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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