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 으뜸’ 류현진, 최대 위기에서 빛난 속구 2개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8.20 07: 11

류현진(LA 다저스)의 후반기 매 이닝 깔끔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하면서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그리고 말을 듣지 않았던 속구가 최대 위기에서 빛났다.
류현진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시건 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89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4볼넷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하지만 0-0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며 시즌 5승은 무산됐다.
이날 류현진은 최근 재미를 붙인 커터를 활용해 타자들을 상대했다. 선발 라인업 전원을 우타자로 구성한 디트로이트 타선을 상대로 커터, 그리고 주 무기인 체인지업과 타이밍을 뺏는 슬라이더를 던지며 경기를 풀어갔다.

그러나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하는 속구가 마음대로 말을 듣지 않았다. 경기 초반 속구 구속도 90마일(약 145km)를 넘지 않으면서 타자를 상대하는 것이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일까. 류현진은 1회부터 3회까지 매 이닝 선두타자를 출루시키면서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위기를 극복하면서 5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텼다. 하지만 류현진은 최대 위기에서 던진 속구 2개가 절묘하게 꽂히면서 속구로 체면치레를 했다.
3회말, 선두타자 자코비 존스에 3루수 내야 안타, 이안 킨슬러에 볼넷, 그리고 저스틴 업튼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맞이했다.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지만, 2사 만루에서 맞이한 타자는 4번 미겔 카브레라였다. 실점이 극대화될 수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날 가장 말을 듣지 않던 속구로 상대의 허를 찔렀다. 초구 커브, 그리고 2구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걸쳐 들어가는 커터로 2S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했다. 최대 위기였기에 신중하게 상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류현진과 야스마니 그랜달 배터리는 과감하게 승부했다. 바깥쪽 높은 코스의 속구를 던졌고, 카브레라는 당황한 듯 방망이를 내고 말았다. 3구 만에 헛스윙 삼진 유도. 이 속구는 이날 경기 가장 빠른 92마일(약 148km)의 구속을 찍으면서 만루 위기를 벗어났다.
그리고 마지막 이닝이던 5회말, 류현진은 1사 후 앞선 두 타석 모두 볼넷으로 내보냈던 이안 킨슬러에 2루타를 맞았다. 이날 경기 첫 피장타였다. 일단 마이키 마툭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2사 2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2사 2루에서 이번에도 위기가 중심 타선 저스틴 업튼에게 걸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류현진과 그랜달 배터리의 배합은 예측할 수 없었다. 초구 체인지업으로 스윙을 유도한 뒤 2개의 속구가 모두 볼이 됐다. 하지만 다시 체인지업으로 파울을 유도해 2B2S의 카운트를 만들었다. 제구가 됐던 커터 혹은 다시 한 번 체인지업을 생각할 수 있던 상황. 그러나 이번에는 업튼의 몸 쪽 스트라이크 존으로 파고드는 91.2마일(약 146.8km) 속구를 던졌다. 업튼은 이 공을 그대로 바라보며 구심의 삼진 콜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최대 위기에서 던진 속구 2개가 류현진의 위기 관리 이후 무실점 역투를 만들었다. 그리고 류현진의 팀 내 선발진에서의 위상도 지킬 수 있었다. /jhrae@osen.co.kr
[사진] 저스틴 업튼이 1회 삼진 아웃되는 장면(아래)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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