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춤추는 체인지업’ 고영표, SK PS전선 저승사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8.13 21: 23

kt 선발진의 핵심으로 거듭난 고영표(26)가 안정적인 투구로 갈 길 바쁜 SK를 연달아 쓰러뜨렸다. 말을 잘 들은 체인지업이 그 중심에 있었다.
고영표는 13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6이닝 동안 87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9탈삼진 3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팀의 11-3 승리를 이끌고 시즌 6번째 승리를 따냈다. 9개의 탈삼진은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이다.
시즌 초반 kt 선발진의 미래라고 불리며 승승장구했던 고영표는 6월 이후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6월과 7월 10경기에서 단 1승도 없이 7패를 당했다. 아무래도 한 시즌을 버티는 힘이 약해보였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 SK는 고영표의 반등 발판이 됐다. 지난 8월 6일 수원 경기에서 7이닝 7피안타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5월 13일 이후 첫 승리를 따낸 고영표는 일주일 만에 만난 SK 방망이를 또 홀렸다.

직전 등판에서 잘 던진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초반부터 적극적인 승부를 벌이며 투구수로 줄여나갔다. 여기에 결정구로 활용한 체인지업이 워낙 잘 먹혔다. 1회 노수광, 최승준을 모두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2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고영표는 3회 이대수를 커브로, 노수광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순조롭게 초반을 풀어나갔다.
야수들도 4회 공격까지 6점을 지원하며 고영표를 도왔다. 고영표는 4회 2사 후 최승준에게 좌전안타, 나주환에게 우월 솔로포를 맞으며 2점을 내줬으나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5회에는 김강민과 이성우를 삼진 처리하고 경기를 쉽게 풀어나갔다.
마지막 고비는 6회였다. 선두 노수광에게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맞았고, 로맥에게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여기서 최승준 타석 때 다시 체인지업이 빛을 발했다. 빠른 공처럼 오다 약간 휘며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시의적절하게 들어가며 최승준을 삼진으로 잡아냈다. 나주환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기는 했지만 박정권을 다시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이날 임무를 마쳤다.
고영표의 종전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은 공교롭게도 직전 SK전에서의 7개였다. 이날은 9개로 자신의 기록을 다시 썼다. SK전 2연승 행진.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1승이 급한 SK로서는 고영표의 체인지업이 악몽처럼 머릿속에 남을 법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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