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수비로 울리고 방망이로 웃긴 '최원준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7.08.12 22: 23

수비로 울리더니 방망이로 웃겼다. 
KIA는 1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와의 시즌 13차전에서 8-10으로 패색이 짙은 9회말 대공세를 펼치고 최원준의 끝내기 희생타를 앞세워 11-10으로 승리했다. 전날 역전패의 아픔을 씻어내며 시즌 67승째를 따냈다. 
패색이 짙은 9회말 드라마가 빚어졌고 2년차 최원준이 해패엔딩을 했다. 최원준은 무사 만루에서 김선빈이 동점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자 침착하게 타석에 들어서 LG 투수 신정락을 상대로 중전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상대 중견수 안익훈이 몸을 날리며 잡아냈지만 쓰러졌다. 그틈을 노려 3루주자가 여유있게 홈을 밟아 11-10으로 승부를 결정냈다. 

최원준은 이날 1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전했다. 이범호가 계속된 출전으로 피로증세를 보이자 김기태 감독은 최원준을 3루수로 내세웠다. 거기에 이명기마저 피곤함을 호소하자 최원준에게 1번의 중책을 맡았다. 그러나 수비와 타격에서 좌충우돌이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날려 2득점의 발판을 놓았다. 그러나 3회 1사1루에서는 강승호의 타구를 잡았지만 늦게 볼을 뺀데다 1루 악송구까지 범해 2,3루 위기를 자초했다. 투수 홍건희는 다음타자 유강남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2점을 헌납했다. 
그러나 수비실수를 타격으로 만회했다. 6-10으로 뒤진 8회 최원준은 방망이로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2사3루에서 베테랑 투수 이동현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날려 주자를 홈에 불러들였다. 이어 자신도 버나디나의 중전안타로 홈을 밟아 8-10까지 추격했다. 
최후의 만찬도 최원준의 몫이었다. 9회말 안치홍 우전안타, 나지완 2루타, 이범호 사구로 만든 만루에서 김민식의 좌전적시타에 이어 김선빈이 동점 밀어내기 볼넷을 얻었다. 누가보더라도 최원준에게 밥상이 차려지는 모양새였고 최원준은 신정락의 3구를 가볍게 받아쳐 경기를 가름했다.
지난 5월 28일 광주 롯데전에서 연장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트린 이후 올들어 두 번째 끝내기였다. 당시에는 세 번의 만루에서 침묵하다 네 번째 만루에서 홈런으로 경기를 끝냈다. 이날 경기후 동료들의 격한 물세례를 받고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후 최원준은 "오늘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마음에 부담을 안고 있었다. 마지막에 팀에 도움되는 역할을 해 다행이다. 힘을 빼고 정확하게 맞히겠다는 생각이었다. 코치님도 맞히는데 집중하고 자신있게 스윙하라고 하셨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최원준은 이어 "동점상황이라 좀 더 편했다. 지고 있거나 아웃카운트가 몰렸다면 심리적으로 위축됐을 것이다. 선배님들이 끝낼 수 있게 상황을 잘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sunny@osen.co.kr
[사진]광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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