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홈 텃세 극복한 뉴질랜드, 만만치 않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8.11 08: 13

뉴질랜드의 전력이 만만치 않다.
뉴질랜드는 11일 새벽(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서 개최된 ‘2017 FIBA 아시아컵’ C조 예선 2차전에서 접전 끝에 주최국 레바논을 86-82로 잡았다. 2연승을 달린 뉴질랜드는 13일 새벽 한국과 예선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레바논은 홈팀의 이점을 살려 조 1위로 8강에 직행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홈팬들의 열렬한 성원이 있는데다 심판판정도 레바논에 유리하게 불리는 것이 사실. 하지만 레바논은 스스로 밥상을 걷어차고 말았다.

귀화센터 노벨 펠레(11점, 3리바운드, 3블록슛)의 골밑장악을 내세운 레바논은 경기 초반 우위를 점했다. 펠레는 공격에서는 덩크슛, 수비에서 엄청난 블록슛으로 뉴질랜드 높이와 경쟁했다. 에이스 파디 엘 카티브(33점, 11리바운드, 8어시스트)도 내외곽에서 득점을 폭발시켰다. 2쿼터 후반까지 레바논이 37-31로 앞서며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문제는 카티브의 성질이었다. 2쿼터 후반 파울이 불리자 카티브는 이성을 잃고 심판에게 대들었다가 테크니컬 파울까지 지적당했다. 대표팀 에이스답지 못한 행동이었다. 심판진 역시 사람인지라 더 이상 레바논에게 유리한 판정을 할 수 없었다.
뉴질랜드는 ‘TALL BLACKS’라는 별명답게 다소 투박할 정도로 올드스쿨 농구를 구사하는 팀이다. 화려한 기술은 없지만, 선수들이 다들 신장이 좋고, 몸싸움을 즐긴다. 리바운드에 전투적으로 임해서 공을 따내고, 투박하게 우겨넣는 스타일이다. 전반전 내내 레바논에게 뒤졌지만 우직하게 따라붙는 정신력이 강인했다. 결국 후반전 뉴질랜드는 우세한 경기를 펼치며 카티브가 선전한 레바논을 물리쳤다.
가드 루벤 테 랑기는 23살에 불과하지만 198cm의 장신을 활용해 골밑을 휘저었다. 그는 리바운드를 8개나 걷어내는 등 15점, 3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종료 4분을 남겨놓고 '인유어페이스' 덩크슛까지 터트렸다. 205cm의 센터 토히라우쿠라 스미스-밀너는 15점, 6리바운드를 건져 올렸다. 자신보다 신장과 탄력이 좋은 노벨 펠레를 힘으로 제압하는 모습이 인상적. 가드 쉐이 일리는 183cm의 가드지만 저돌적으로 골밑을 파며 자유투를 7개 얻어냈다. 뉴질랜드에서 가장 3점슛이 좋은 그는 22점을 퍼부었다.
몸싸움에 약한 한국농구의 특성상 뉴질랜드와의 매치업은 상성에서 매우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높이를 책임지는 김종규와 이종현이 포지션싸움을 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오세근과 이승현의 짐이 너무 무겁다. 뉴질랜드전은 센터들만 잘한다고 이길 수 없다. 전원이 리바운드와 박스아웃, 몸싸움을 죽기 살기로 해야 그나마 승산이 있다.
한국은 뉴질랜드를 제압해 조 1위 또는 2위를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조 1위를 하면 8강에 직행하고, 2위를 하면 대만과 대결하기 때문. 그러나 현실적으로 봤을 때 뉴질랜드가 한국까지 누르고 3연승으로 8강에 직행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한국은 1승 2패로 C조 3위를 차지, 일본과 만날 확률이 높다.
최약체 홍콩과 경기만 남겨둔 일본은 2승1패로 D조 2위가 유력하다. 일본은 퀸시 데이비스가 빠진 대만을 87-49로 대파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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