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테마] 무더위 5강 싸움, 안방 마님은 괜찮나요?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7.29 05: 50

치열한 순위 경쟁에 무더운 날씨까지 겹친 여름날의 페넌트레이스다. 그 어느 포지션보다 체력 소모가 극심한 포수는 주전 의존도가 특히 높다. 체력 관리가 필수적이지만, 5강 순위 경쟁이 절정에 이르고 있는 현 시점에서 주전 포수를 쉽게 제외할 수도 없다. 주전 포수들의 관리가 순위 경쟁의 체크 포인트가 되고 있다.
‘안방마님’의 역할은 누차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쪼그려 앉아서 투수 리드와 수비 정리, 도루 저지와 블로킹 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이를 모두 조율하고 안정적으로 해낼 수 있어야 한다. 안방이 편안해야 수비와 투수진 모두가 편안해지고 팀도 강해진다는 사실은 리그 역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어느 포지션보다 주전급 선수 하나 키워내기는 것이 쉽지 않다는 현장의 목소리는 끊임없이 들린다.
결국 주전과 백업의 격차도 크게 날 수밖에 없는 포지션이 포수다. 팀의 안정성을 흔들지 않으려면 주전 포수가 꾸준히 경기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포수가 해야 할 일과 포지션의 특성상 체력 안배를 해줘야만 긴 시즌을 버텨나갈 수 있다. 딜레마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무더위까지 겹치면 포수 장비를 착용하고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을 흔히 목격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물고 물리는 5강 싸움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는 두산, LG, 넥센, SK, 롯데 5개 팀들의 주전 포수들에 대한 의존도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시즌 후반으로 접어들 수록 안방의 안정과 안방마님들의 체력 관리 여하에 따라 팀의 상승세와 안정감이 좌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5강 경쟁 팀들 가운데 주전 포수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은 팀은 7위 롯데다. 롯데는 강민호는 포수로 78경기에 선발 출장했고 수비 이닝 675⅓이닝으로 리그 포수 가운데 최다 소화 이닝을 기록 중이다. 도루 저지율 3할5푼9리를 기록하고 있고, 공격에서도 중심타선을 맡으며 2할9푼1리 17홈런 48타점을 올리고 있다. 공수 모두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상 이상이다. 하지만 최근 강민호가 고관절 통증을 앓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백업의 존재가 미약하다. 김사훈이 170이닝을 나서며 백업으로 나서고 있지만 강민호의 빈 자리를 절반 이상 채우는 것조차 버겁다. 지난 28일 문학 SK전 김사훈이 주전 포수로 나섰지만 폭투 4개가 나오며 블로킹에 심각한 결점을 드러냈다. 강민호의 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것은 틀림없다.
6위 SK 이재원도 현재 594이닝의 수비 이닝을 소화하며 주전으로 나서고 있다. 타율 2할2푼9리 8홈런 36타점으로 공격에서 슬럼프를 겪고 있지만, 공수에서 이재원을 대체할만한 포수감을 찾기 힘들다. 이성우(106⅔이닝)가 백업포수로 나서고 있지만, 이성우는 수비 특화형 포수다. 공수에서 무난한 대체선수였던 이홍구의 부상 공백에 아쉬움이 있는 상황이다.
5위 넥센은 현재 박동원(484⅓이닝)이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박동원이 잠시 방황을 했을 때 김재현(199⅓이닝)과 주효상(163이닝)이 포수 자리를 양분하면서 숨통을 틔웠다. 공수 모두 눈에 띄는 포수가 없다고는 하지만, 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역량은 갖췄다. 안정감은 논외로 하더라도 시즌을 치를 수 있는 안방의 힘은 있다. 3명의 포수 자원, 여기에 홈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의 쾌적한 환경은 포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짐을 덜어주고 있다.
4위 LG는 주전 유강남(440이닝)에 베테랑 정상호(280⅔이닝)이 백업으로 나서는 구도다. 수비와 투수력 강화를 위해 정상호를 먼저 투입할 수 있는 등 선택지가 다양하다. 최근 유강남의 체력 저하가 눈에 띄는 모습이지만 두 포수의 전체적인 능력치에서 큰 차이가 없기에 적절히 안배를 하면서 안방을 맡길 수 있다. 여기에 한동안 조윤준(83⅓이닝)이 잠시 제3의 포수로 1군에 올라와 역할을 해주면서 팀 입장에서는 안방 운영에 숨통을 틔울 수 있었다.
3위로 5강 경쟁에서 여유를 찾은 두산은 주전 양의지(446⅔이닝)가 최근 손가락 골절 부상에서 돌아왔다. 양의지는 지난달 26일 잠실 롯데전 사구로 손가락 골절 부상을 입으며 전열을 이탈했고 지난 25일에서야 복귀했다. 대신 그 자리를 박세혁(357⅓이닝)이 채웠다. ‘포수 왕국’의 명성은 양의지의 공백을 허용하지 않았다. 양의지의 공백으로 공격력 저하는 피할 수 없었지만 그 사이 팀은 18경기에서 11승7패로 선전, 5강을 넘어 2위 NC를 추격하는 기틀을 만들었다. 양의지도 복귀한 뒤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오히려 양의지의 한 달 가량의 공백으로 인한 휴식이 팀의 시즌 중후반 무더위 레이스에서 탄력을 받을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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