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신인’ 안성무, 부모님에게 바친 프로 첫 승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7.29 05: 50

중고신인 안성무(27·삼성)가 사연 많은 프로 첫 승을 올렸다.
삼성은 2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17시즌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과 10차전에서 9-2로 이겼다. 삼성(39승54패4무)은 8위를 유지했다. 넥센(49승46패1무)은 3연패에 빠졌다.
승리의 주역은 삼성 선발 안성무였다. 안성무는 5이닝 4피안타 2볼넷 4삼진 1실점 1자책점으로 호투, 승리투수가 됐다. 올 시즌 두 번째 등판만에 따낸 프로 첫 승이었다. 

경기 후 안성무는 중계방송사와 인터뷰를 했다. 28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프로 첫 승을 올렸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취재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안성무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프로 첫 승 소감을 묻자 안성무는 “지금도 긴장이 된다. 생각보다 수비의 도움이 컸다. (이)지영이 형의 리드가 편했다. 김상진 투수코치님의 격려도 힘이 됐다. 두 번째 등판이라서 동료들과 코치님들에게 격려를 많이 받았다. 첫 승을 하니 얼떨떨하다. 눈물은 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참 사연이 많은 안성무였다. 그는 서울고-고려대를 거쳤지만 눈에 띄는 선수는 아니었다. 2013 경찰청 입대를 거쳐 2015년 삼성에 육성선수로 입단, 겨우 기회를 잡았다. 삼성 관계자는 “아마추어시절부터 크게 눈에 띄는 선수는 아니었다. 가능성만 보고 입단을 결정했다. 큰 부상도 없었지만 1군에 데뷔하는데 2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안성무 역시 “프로 입단 후 큰 부상도 없었다. 1군에 올라오기까지 준비기간에만 2년이 걸렸다”고 털어놨다.
첫 승 후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부모님이었다. 안성무는 “서울출신이다. 부천에 계신 부모님이 가장 생각이 난다. 날 뒷바라지 해주시느라 고생을 참 많이 하셨다. 지금 아버지가 많이 아프시다. 아마 TV로 경기를 지켜보셨을 것 같다”며 생각에 잠겼다.
묵묵히 노력하는 자에게 어느 순간 갑자기 기회가 오는 것이 인생이다. 안성무 역시 마찬가지였다. 페트릭과 레나도의 줄부상으로 삼성 선발진이 붕괴됐다. 혹시나 해서 기회를 줬던 안성무가 기대에 보답했다. 김한수 감독은 “안성무가 잘 던졌으면 했다. 프로 첫 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활짝 웃었다.
안성무는 “두 번째 등판이라 좋은 모습을 보이려 더 집중했다. 최대한 낮게 던지자는 생각 뿐이었다. 첫 등판 때 포크볼 제구가 안 돼서 신경이 쓰였다. 선배들이 1회부터 전력을 다해서 던지라고 충고해줬다. 뒷일은 생각하지 않고 던졌다”고 웃었다.
한 차례 고비도 있었다. 안성무는 4회 폭투를 범하며 제구가 흔들렸다. 마운드에 코치가 올라가 승리요건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할 뻔했다. 안성무는 “코치님이 힘드냐고 하셨다. 안 힘들다고 했다”며 웃었다. 첫 승 요건을 채우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것.
김한수 감독은 안성무가 잘 던지면 계속 기회를 주겠다고 공표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안성무는 “다음에 기회를 주신다면 더 열심히 던지겠다”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척=박준형 기자 soul101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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