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분석] '10패 선발' 벌써 2명, kt의 차가운 여름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7.26 22: 18

kt의 올 여름은 유달리 차갑다. KBO리그 최다패 상위 세 명 모두 kt 선수들이다. 선발패의 사슬을 끊지 못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kt는 26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전을 3-7로 패했다. 선발투수 정성곤이 일찌감치 무너진 영향이 컸다.
정성곤은 이날 전까지 17경기(11경기 선발)서 63이닝을 소화하며 1승9패, 평균자책점 9.29를 기록했다. 선발로 나선 11경기서는 54⅔이닝을 던져 1승7패, 평균자책점 9.22.

정성곤의 마지막 승리를 찾으려면 두 달을 더 거슬러야 한다. 정성곤의 마지막 승리는 지난 5월 14일 수원 NC전. 당시 정성곤은 5이닝 2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이후 9경기서 승리 없이 8패만을 기록하고 있는 것.
그러나 김진욱 kt 감독은 매번 정성곤에게 신뢰를 보냈다. 김 감독은 정성곤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불펜 투구를 할 때 보면 '이런 투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공이 좋다. 그러나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면 그 공을 던지지 못한다"라면서도 "위기가 오면 흔들리지만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정성곤은 이날 73일만의 승리 사냥에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2회와 3회 한 점씩 내준 정성곤은 4회 1사 후 하위 타선 김재호와 박세혁에게 연달아 볼넷을 내줬다. 이어 허경민의 2루타로 주자 두 명 모두 득점했다. 최주환의 볼넷까지 나오자 김진욱 감독이 칼을 빼들었다. 정성곤을 대신해 주권을 투입했다.
정성곤은 이날 전까지 선발등판한 경기서 평균 4⅔이닝을 소화했다. 5회를 채운 경우가 여덟 번으로 조기 강판(세 차례)보다 훨씬 더 많았다. 뭇매를 맞으며 고전해도 '마운드 위에서 성장하라'는 바람으로 끝까지 마운드에 올려둔 것이다. 3⅓이닝은 올 시즌 개인 최저 이닝 2위의 기록이다.
하지만 1사 1·3루에 등판한 주권이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정성곤의 자책점은 5점까지 불어났다. 결국 정성곤은 시즌 10패째를 떠안았다. 불펜진은 5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승부의 균형추를 뒤집지 못했다.
kt 선발진은 이날 포함 92경기서 21승49패를 기록했다. 팀 선발승은 한화에 이어 최저 2위. 그러나 패는 가장 많다. 고영표가 이미 시즌 지난 19일 잠실 LG전서 10패(4승)째를 기록했고, 이날로 정성곤도 두 자릿수 패배의 불명예를 안았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리그 최다패 3위 돈 로치가 9패(2승)를 기록 중인 데다, '에이스' 라이언 피어밴드 역시 8패(7승)로 승보다 패가 많다. 이들 모두 남은 후반기에서 두 자릿수 패전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선발진이 호투 여부와 무관하게 패를 떠안는 상황의 반복. 찌는 듯한 무더위에도 kt의 여름은 차갑기만 하다. /ing@osen.co.kr
[사진] 수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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