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ERA 8.85’ SK, 위기의 12연전 현실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7.26 05: 50

전반기를 비교적 좋은 성적으로 마친 SK가 후반기 시작과 함께 추락하고 있다. 타선의 기복도 문제지만, 역시 마운드 없이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SK는 2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다 잡은 경기를 내주며 5연패에 빠졌다. 최정의 만루포, 로맥의 멀티포로 간신히 잡은 10-8 리드를 불펜이 지키지 못했다. 박희수가 9회 2사 후 김선빈에게 동점 투런포를 맞았고, 연장 10회 결국 끝내기 실책까지 저지르며 고개를 숙였다.
이로써 SK는 후반기 7경기에서 딱 1승을 건지는 데 그쳤다. 전반기 마지막까지 +9였던 승패차는 이제 어느덧 +4까지 줄었다. SK는 후반기 시작을 승부처로 봤다. 두산·NC·KIA라는 상위권 팀을 만나고, 이후 롯데까지 만만치 않은 일정이 이어지는 12연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팀 내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고 있었다. 이 고비를 5할 정도로 넘기면 잔여 일정이 편할 것이라는 계산이었는데 완전히 어그러졌다.

문제는 타선도 있지만, 결국 마운드다. SK가 6월 고비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선발투수들의 대약진이 컸다. 켈리가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고, 여기에 다이아몬드가 부상에서 돌아왔다. 특히 박종훈 문승원이 호투를 펼치며 힘을 내는 등 토종들도 가세했다. 박정배가 필승조로 뒷문을 걸어 잠근 것도 컸다. SK의 6월 팀 평균자책점은 리그 1위를 다퉜다.
그러나 후반기 시작과 함께 이 기록은 완전히 무너졌다. 후반기 첫 7경기에서 SK의 팀 평균자책점은 무려 8.85다. 리그 9위다. 선발투수들이 동반 무너졌고, 불펜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시작부터 기세를 내주거나, 이기는 경기도 조마조마하게 봐야 한다. 타선도 부진한 것은 마찬가지지만, 그나마 나오는 점수가 모두 추격점에 그치고 있다는 것은 결국 마운드 문제가 가장 크다는 것을 상징한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도 이를 인정한다. 힐만 감독은 후반기 부진에 대해 “타격, 투구 일관성, 수비 모두 문제가 있다. 특히 마운드가 그렇다. 꾸준하게 해줬으면 했는데 후반기 첫 6경기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이것이 모든 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다”라면서 “잘하는 기운을 가져오는 것도 투수고, 지키는 것도 투수다. 지금 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것은 분명 마운드다”고 강조했다. SK가 마운드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렇지 못하면 잔혹한 12연전은 현실이 될 수밖에 없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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