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친정팀에 아픔주는 천적이 된 투수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7.25 11: 00

 얄궂은 운명이다. 자의든 타의든 친정 팀을 떠난 투수들이 친정 팀 '킬러'가 됐다.
FA로 떠난 차우찬(LG), 트레이드로 팀이 바뀐 박세웅(롯데), FA 보상 선수로 팀을 옮긴 임기영(KIA) 등 처지는 제각각이다. 공통점은 옛 팀 상대로 '천적'이 됐다는 것이다. 떠나 보낸 팀에게는 아픔 두 배다.
지난 겨울 삼성을 떠나 LG와 FA 계약한 차우찬은 올 시즌 삼성 상대로만 4경기 출장했다. LG와 삼성은 4~7월 한 달에 한 번씩 붙고 있는데, 차우찬이 매번 한 경기씩 책임지고 있다. 4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 중이다. 8이닝 이상 1실점 이하도 두 차례나 있다. 올 시즌 7승 5패 평균자책점 2.83인 차우찬은 유독 삼성전 성적이 좋다.

차우찬은 21일 대구 삼성전에선 8⅓이닝 동안 107구를 던지며 단 2피안타 5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의 완벽투로 삼성 타선을 잠재웠다. 2-1로 앞선 9회 불펜이 동점 홈런을 허용하는 바람에 아쉽게 승리가 날아갔다.
박세웅은 2015시즌 도중 kt에서 롯데로 트레이드된 이후 kt 상대로 무패다. 올해까지 3년간 12경기(11경기 선발)에 등판해 5승 무패 평균자책점 2.61이다. 1차례 불펜(2이닝)으로 등판한 것을 제외하면 11경기에서 60이닝, 선발로는 경기당 6이닝 가까이 책임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kt 상대로 3경기에 나와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47로 '언터처블' 위력이다. 3경기 모두 퀄리티 스타트다. 18⅓이닝을 던져 3자책점. 9개팀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박세웅의 시즌 9승 중 ⅓이 kt 상대로 거둔 것이다.
올 시즌 KIA 선발진에서 깜짝 성공기를 일궈가는 임기영은 2년 전 FA 송은범(한화)의 보상 선수로 KIA로 옮겼다. 2년간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 올 시즌 5선발로 시작해 이제는 빼놓을 수 없는 선발 투수가 됐다.
임기영은 7승 3패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 중이다. 한화 상대로는 2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0.56이다. 16이닝을 던져 단 1실점. 특히 지난 6월 7일 한화전에선 9이닝 동안 5피안타 7탈삼진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올 시즌 두 차례 완봉승으로 KBO리그 투수 중 최다.  
친정팀 상대로 좋은 성적을 발판으로 시즌 성적도 뛰어나다. 박세웅과 차우찬은 평균자책점 1~2위에 올라 있다. 임기영은 규정이닝에 7이닝 모자라는 '장외 ERA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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