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반환점' 2017시즌, 각 팀 아킬레스건은? (상위권)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6.26 05: 38

반환점(返還點). 경보나 마라톤 경기에서, 선수들이 돌아오는 점을 표시한 표지를 뜻하는 단어다. KBO리그 144경기 대장정의 마라톤이 반환점을 돌았다.
KBO리그의 전후반기를 나누는 기준은 올스타전. '올스타 브레이크'를 기준으로 전반기와 후반기를 나눈다. 올 시즌 KBO리그 올스타전은 오는 7월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서 열린다. 하지만 경기수로 따지면 지난 25일(일) 경기를 기준으로 반환점을 돌았다. 720경기의 대장정 중 361경기를 치렀다. 10개 팀 중 8팀이 72경기 이상을 치렀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팀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팀도 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각 팀들이 총력전을 다하는 탓에 전반기에 잃은 승차를 좁히기는 어려워진다. 서서히 피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 각 팀 별 아킬레스건은 무엇일까.

# KIA - 불펜
개막과 동시에 단독 선두를 유지하던 KIA는 시즌 72번째 경기를 치른 지난 25일, '추격자' NC에 공동 선두 자리를 허락했다. 여전히 '선두'라는 단어가 KIA 앞에 붙지만 그 앞에 공동이라는 단어 하나가 더 붙은 것.
KIA의 문제는 단연 불펜이다. KIA의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은 6.31. 4월 막판까지 10점대를 유지하던 수준에 비해서는 한결 나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리그 꼴찌다. 리그 선두 LG(3.68)에 비할 수 없을뿐더러, 유일한 6점대로 꼴찌다.
때문에 불펜 이닝소화도 222⅔이닝으로 리그 9위다. 바꿔 말하면 선발진이 그 누수를 힘겹게 메꿨다는 의미. 다승 선두 헥터 노에시가 든든하지만, 양현종과 팻딘도 조금씩 힘에 부쳐하는 모습을 노출했다. 임기영도 폐렴 증세로 한동안 결장. 선발진의 과부하를 불펜이 메꿔줘야 한다.
# NC - 선발
공동 선두 NC의 고민은 반대로 선발이다. NC의 불펜 소화이닝은 316⅓이닝. 리그 평균(256⅔이닝)에 비해 60이닝 가까이 많다. 단순히 따지자면 NC 불펜은 리그 평균 팀에 비해 9이닝 경기를 6~7경기 더 치른 셈이다. 당연히 부담이 많다.
'단디4'라고 불리는 원종현-김진성-임정호-임창민은 든든하지만 이닝을 너무 많이 먹었다. 반대로 선발진은 7경기 전승을 달리던 제프 맨쉽이 5월 중순 낙마 이후 아직도 복귀하지 않았다. 토종 선발 이재학과 최금강은 여전히 들쭉날쭉. 구창모의 성장이 없었다면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을 것이다.
희망을 꼽자면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가 독야청청, 활약을 이어가는 모습은 든든하다. 복귀 초읽기에 들어간 맨쉽이 합류한다면 외인 원투펀치에 구창모-이재학-최금강으로 구색을 갖출 수 있다.
# SK - 타선 짜임새
73경기 129홈런. 리그 평균(70홈런)에 비해 84% 많은 홈런이다. KBO리그 역대급 홈런 페이스를 쓰고 있는 SK지만 타선의 짜임새가 약점이다.
SK는 리그 홈런 선두 최정(26홈런)을 필두로 한동민(22홈런), 김동엽(15홈런), 제이미 로맥(13홈런), 나주환(10홈런)이 이미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냈다. 타선 어디도 쉽사리 거를 수 없는 '다이너마이트'의 위용.
역대급 홈런 페이스에도 391득점, 이 부문 리그 5위다. 딱 중간 수준인 셈이다. 이는 저조한 출루율(.339) 때문이다. SK의 출루율은 리그 8위. 어찌 됐든 주자가 살아나가지 않으면 홈런으로 얻을 타점은 제한적이다. 타선의 짜임새를 찾는 게 SK의 분명한 과제다.
# 두산 - 불펜
두산은 지난해 '판타스틱4'라고 불린,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의 선발진을 구성했다. 이 선발진은 한국시리즈에서까지 위용을 뽐내며 두산의 손쉬운 우승을 견인했다. 올해는 보우덴이 부상으로 전반기를 사실상 거르다시피 하며 제 역할을 못했다. 나머지 세 명의 선발투수도 들쭉날쭉.
하지만 진짜 약점은 선발이 아닌 불펜이다. 두산은 시즌 초 이용찬과 이현승의 '더블 스토퍼'로 뒷문을 막았다. 하지만 이현승이 허리 부상으로 1군에서 빠지자 그 즉시 뒷문 약화가 불거졌다. 이현승은 올 시즌 2승2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했다. 승부처라면 이닝을 가리지 않고 투입하며 급한 불을 꺼줬다.
그 이현승이 빠지자 연결고리 하나가 빠진 느낌이다. 24일 잠실 롯데전서는 8회 대거 7실점하며 그 문제가 불거졌다. 김강률(5.18), 김성배(4.99), 김승회(4.97) 등 필승조 평균자책점만 봐도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지난해만큼 선발진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뒷문의 분전이 필요하다.
# LG - 타선
팀 평균자책점 1위(3.66). LG의 올 시즌 마운드는 리그에서 가장 높다. 항목을 크게 나눠도, 선발 평균자책점 1위(3.67), 불펜 평균자책점 1위(3.68)로 튼튼하다. 그러나 마운드가 아무리 버텨내도 타선이 침묵하면 경기를 이길 수 없다.
LG는 올 시즌 팀 득점(342점) 리그 9위에 머물고 있다. 리그 10위 kt(311점)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부진에 시달리던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발목 부상으로 결국 빠진 게 타격. 양석환(.281, 6홈런, 46타점)이 득점권에서 분전하고 있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다.
팀 타율(.286) 자체는 평균 이상이지만 팀 OPS(출루율+장타율)이 0.749로 리그 8위 수준이다. 데이비드 허프-헨리 소사-류제국-차우찬-임찬규로 리그에서 가장 강한 5선발을 구축하고도 5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유다.
# 넥센 - 외국인 타자
올 시즌 넥센은 외국인 덕을 못 보고 있다. 외인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은 -0.34. WAR이 음수라는 뜻은 올해 넥센 외인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대체 선수'들보다 못한 활약을 펼쳤다는 것.
'에이스' 앤디 밴헤켄이 어깨 부상으로 5월 한 달을 통째로 걸렀다. 그 사이 제이크 브리검(7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 2.89)이 버텨준 게 다행스럽다. 물론 밴헤켄이 부상에서 돌아와 최근 2연승을 달렸다는 점은 반갑다. 스타트가 늦은만큼 후반기 질주하겠다는 각오다.
이제 화두는 외국인 타자 대니 돈. 밴헤켄의 부상 상태가 의문부호로 남은 탓에 넥센은 한 장 남은 외인 교체 카드의 사용을 망설였다. 밴헤켄의 활약은 올 시즌 17경기서 타율 1할2푼5리, 1홈런, 1타점을 기록 중인 대니 돈의 교체 가능성을 높였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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