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3년째 시즌 중 '방출 릴레이' 비극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6.23 13: 01

한화가 강도 높은 구조 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5명의 선수들이 시즌 중간에 방출됐다. 시즌 중 웨이버 공시는 시즌 후 팀을 옮기는 것보다 과정이 복잡하다. 재취업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선수 개인에겐 비극이다. 김성근 전 감독 색깔을 지우기란 시선도 있지만 이미 김성근 전 감독 시절부터 한화에 매년 반복된 연례행사와 같다. 
한화는 23일 포수 조인성(42), 투수 송신영(40), 외야수 이종환(32) 등 3명의 선수를 KBO에 웨이버 공시 요청했다. 이에 앞서 한화는 지난 8일 투수 이재우(37), 21일 외야수 이양기(36)도 웨이버 공시 절차를 밟은 바 있다. 추가로 3명을 더해 총 5명의 30대 이상 베테랑 선수들이 시즌 중에 팀을 떠났다. 
올 시즌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 2015년 외야수 추승우, 내야수 전현태, 투수 정민혁·임경완·마일영 등 5명의 선수들이 시즌 중간에 유니폼을 벗은 한화는 지난해에도 외야수 윤중환·고동진·황선일, 내야수 권용관·김태완, 포수 박노민 등 6명의 선수들이 방출 통보를 받았다. 이들 중 새롭게 팀을 찾은 선수는 전현태와 김태완 2명뿐이다. 김태완도 시즌 후에야 넥센과 계약한 케이스로 시즌 중 이적은 전현태가 사실상 유일하다.

지난 2년간 11명에 이어 올해 5명이 또 추가됐다.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한화는 올해 시즌 전 65명의 정식선수등록 인원을 가득 채워 시즌을 맞이했다. 지난 시즌 후 한화에서 방출된 선수는 투수 황재규, 내야수 이시찬 2명밖에 되지 않았다. 들어오는 선수 만큼 나가는 선수가 있어야 하는데 한화는 달랐다. 조금이라도 1군에서 쓸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되면 잡아뒀다. 
정식선수로 등록된 신인도 4명에 불과했다. 겨울에 선수단 정리 시기를 놓친 바람에 꼬여버렸다. 대부분 구단들이 65명 정원에서 60명대 초반 수준으로 적어도 한두 자리 비워두지만 한화는 빈자리가 전혀 없었다. 시즌 개막 후 육성선수 신분의 젊은 선수들이 2군 퓨처스리그에서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기존 등록선수 중 누군가 빠져야 하는 문제가 컸다. 구단 내부에서도 매년 반복되는 이 문제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다. 
한화 박종훈 단장은 "구단마다 기준점이 다르겠지만 보통 1군부터 육성군까지 선수 전체 인원은 85~90명을 적정선으로 본다. 하지만 내가 처음 왔을 때 선수 인원이 115명까지 있었다"며 "너무 많은 선수를 데리고 있는 것도 구단 운용 차원에선 문제가 있다. 나이 든 선수들도 많아 정리 작업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선수단 정리 문제를 놓고 김성근 전 감독 시절 구단과 갈등이 있기도 했다. 김성근 전 감독은 자신이 데려온 선수들을 끝까지 책임지려 했고, 지휘봉을 내려놓기 전까진 방출 선수가 없었다. 이재우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의 선수들에게 전부 1군 출장 기회를 주기도 했던 김 감독은 지난달 23일 중도 퇴진으로 물러났다. 
결국 이달에만 5명의 선수들을 방출하게 됐다. 이재우와 이양기의 자리에는 각각 투수 강승현, 내야수 김태연이 정식 등록과 함께 1군에 새로운 힘을 보태고 있다. 조인성·송신영·이종환이 빠져나간 세 자리는 채우지 않았지만, 65명 정원에 62명으로 인원을 줄임으로써 선수단 변동에 있어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고령화 된 선수단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시즌 전 한화의 선수단 평균 연령은 29.4세로 거의 서른에 가까웠다. 10개 구단 중 가장 나이 든 팀으로 리그 평균 27.5세, 가장 어린 넥센의 평균 25.9세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실감난다. 젊은 한화로 팀 개편 작업을 위해 힘이 떨어진 베테랑 정리는 필수였다. 
한화는 올 시즌 2군 퓨처스리그에서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하나둘씩 튀어나오고 있다. 남은 등록선수 3명의 자리도 육성선수들이 차지할 전망이다. 좌투수 이충호, 우투수 박상원, 내야수 정경운, 포수 엄태용이 후보로 꼽힌다. 9월 군대에서 제대할 예비역 선수들을 위해 자리를 남겨둘 수도 있다. /waw@osen.co.kr
[사진] 조인성-송신영-이재우-이양기-이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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