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자 야망’ 켈리, 헥터 독주 가로 막는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6.23 05: 31

올 시즌 리그 최고의 투수는 누가 뭐래도 헥터 노에시(30·KIA)다. 헥터는 22일 현재 올 시즌 14경기에서 11승 무패 평균자책점 2.86을 기록 중이다. 14경기를 소화한 선수 중에서는 최다 이닝(97⅔이닝)을 소화하며 든든한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더스틴 니퍼트(두산), 올해 좋은 모습을 과시하고 있는 라이언 피어밴드(kt), 오랜 기간 정상급 투수로 군림했던 에릭 해커(NC) 등 다른 외국인 투수들도 있지만 헥터의 꾸준함과 안정감에는 못 미친다. 그런데 이런 헥터의 독주에 제동을 걸 만한 선수가 등장했다. SK의 에이스 메릴 켈리(29)가 그 주인공이다. 엄청난 기세로 헥터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켈리는 이미 검증된 투수다. 지난해에도 200⅓이닝을 던지며 개인 최고 시즌을 보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는 헥터에 이은 전체 투수 2위였다. 그러나 헥터나 니퍼트를 넘었다고 보기에는 다소간 무리가 있었다.

한 관계자는 “헥터와 니퍼트는 결국 한 경기를 끌고 갈 수 있는 능력이 켈리보다 낫다. 켈리도 좋은 투수지만, 고비를 넘기는 힘은 헥터나 니퍼트가 더 낫다. 어쩌면 미국에서의 경력 차이는 그 조금의 차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 켈리는 올해 ‘1인자’에 대한 야망을 드러냈다. 캠프 당시 켈리는 이에 대한 질문에 “물론 그런 생각이 있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경쟁은 당연한 마음가짐이다”라면서 “매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올해 목표다. 그러면서 안 좋은 점을 보완해 매 경기 더 발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켈리는 그런 자신의 다짐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제구 문제 탓에 피안타율도 높아지고, 여전히 승운이 따르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선발 8연승을 비롯, 엄청난 기세로 헥터의 독주 체제에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켈리는 시즌 15경기에서 99⅓이닝을 던지며 103개의 탈삼진, 그리고 9승3패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 중이다. 이닝소화능력 등 꾸준함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헥터의 장점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세운 것이다.
대표적 세이버 매트리션인 빌 제임스가 고안한 ESPN 사이영 예측 프로그램(1위 팀 보너스는 제외)을 KBO 리그에 대입한 결과, 켈리는 6월 초 9위에서 어느덧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켈리는 5월 중순까지는 아예 ‘TOP 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었다. 아직 헥터와의 차이는 적지 않지만, 최근 들어서는 리그의 그 어느 투수보다 빠르게 점수를 쌓아가고 있다. 페이스를 유지하는 방법을 아는 선수라 더 기대가 크다. 켈 리가 남은 시즌 ‘1인자’의 꿈을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7 OSEN 사이영 순위(6월 22일 현재, 순위 옆 괄호는 6월 5일 순위)
1(1). 헥터 노에시(KIA·95.39)
2(5). 박세웅(롯데·75.20)
3(9). 메릴 켈리(SK·73.75)
4(6). 임기영(KIA·69.94)
5(3). 임창민(NC·68.94)
6(2). 라이언 피어밴드(kt·64.28)
7(7). 에릭 해커(NC·61.92)
8(-). 헨리 소사(LG·53.33)
9(4). 더스틴 니퍼트(두산·52.39)
10(-). 차우찬(LG·5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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