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김명민 "연기본좌? 그 말 싫어..이제 그만할 때도 됐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6.08 10: 58

 (인터뷰②에 이어) 인터뷰를 하기 전까지는 김명민이 이렇게 유머러스한 배우일지 몰랐다. 말 한마디에 개그가 묻어있고, 어떨 땐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어색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도 했다. 매 작품마다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를 보여줘서 그런지 그가 코미디도 되는 배우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1996년 SBS 6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명민은 활발한 활동을 펼치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 이순신 장군 역을 맡아 비로소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섬세한 감정 연기로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은 것. 이후 ‘하얀 거탑’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연기 변신에 성공하며 전 세대를 이르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명민은 8일 오전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연기 본좌’라는 단어가 나오자마자 부끄럽게 웃으며 양손을 저었다. 배우로서 오래 활동을 해왔지만, 누가 봐도 민망한 단어라 부끄럽다는 그는 위트를 적절히 대답에 섞어 자연스럽게 인터뷰 분위기를 이끌어나갔다.

그는 ‘연기 본좌’라는 수식어에 대해 “무슨 그런 얘길 또 하나. 전혀 아니다. 제가 연기하기 좀 힘들었을 뿐이지 어느 배우나 다 할 수 있는 연기다. 저는 그 말이 진짜 싫다(웃음). 이제 그만 할 때도 됐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 단어는 김명민이 새 작품을 선보일 때마다 그의 이름 앞에 붙는 말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배우 김명민'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있다는 뜻일 게다.
이어 김명민은 “요즘에는 어느 배우들에게나 ‘갓OO’ ‘연기神’이라든지 좋은 말을 다 갖다 붙이지 않나(한숨). 정말 전 너무 힘들다. 남들은 쉽게 던진 말이 제게는 비수가 돼 꽂힌다(웃음). 우리끼리만 있다면 모르겠는데 선배님들이 계시면 더 민망하다. 과거에 어떤 선배님이 제게 ‘연기 본좌가 무엇이냐’고 물어보셔서 설명할 수도 없고 진짜 너무 괴롭고 힘들었다”고 겸손한 면모를 보였다.
이날 김명민은 일상의 편안한 차림새로 나타나 취재진에게 친근함을 안겼다. “제가 굉장히 털털한 사람이라 꾸미고 다니거나 얼굴을 가리고 다니지 않는다. 그러면 더 이상하게 쳐다보니까 당당하게 다닌다”라며 “지나가던 분들이 반갑게 인사를 하시면 저도 같이 인사를 해드리면 된다(웃음).”
이달 15일 개봉하는 ‘하루’(감독 조선호)에서 김명민은 딸의 죽음을 매일 같이 반복하는 의사 준영 역을 맡아 아내의 죽음을 되풀이하는 민철 역의 변요한과 호흡을 맞췄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 CGV 아트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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