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세상人] "괜찮은 사람 없나요", 조은나래-권이슬 롤챔스 여신들의 수다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7.05.19 06: 21

지난 2012년 시작된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는 한국 뿐만 전 세계 e스포츠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받는 대표적인 e스포츠 리그다. 
롤챔스 못지 않게 주목받는 이들이 바로 인터뷰를 진행하는 여자 아나운서들이다. 초대 인터뷰어였던 민주희 리포터 이후 조은나래 임소미 권이슬 조은정에 이현경 아나운서까지 이들은 LOL e스포츠 팬들 사이에서는 '여신'급으로 주목받으면서 LCK의 안방마님으로 활약해왔다. 
조은나래의 경우 '핫식스 롤챔스 서머' 2013시즌 판도라TV 롤챔스 윈터 2013-2014시즌 등 2시즌 동안 롤챔스 무대를 지켰는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롤드컵을 통해서 전세계에서 e스포츠 여신으로 부각됐다. 2013 롤드컵서 중국 LOL팬들은 조은나래의 서구적 마스크와 매력적인 각선미를 추앙하면서 더욱 더 화제가 됐다. 그 관심으로 인해 심지어 롤드컵 2013 현장에서는 중국 언론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할 정도였다. 

1주일만에 중도하차한 임소미의 뒤를 이어 롤챔스에 긴급하게 투입된 권이슬 아나운서 역시 아직도 팬들 사이에서 깔끔한 진행과 열정적인 태도로 팬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권 아나운서는 지난 스프링 시즌에는 OGN에서 프리뷰 성격의 LCK 투데이를 진행하면서 오랜만에 LOL 팬들을 다시 만나게 됐다. 
따뜻한 햇살이 내려쬐는 5월 초 OSEN은 LOL e스포츠 팬들의 여신이었던 아나운서 조은나래와 권이슬을 한강변에서 만났다. 20대 중반 우리에게 얼굴을 알렸던 조은나래와 권이슬 모두 이제 30대와 서른을 한 살 남은 시점에서 이들의 인생관과 함께 LOL에 대한 추억에 대해서 들어봤다. 
최근 근황을 묻자 조은나래는 "방송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게임이나 e스포츠쪽에서 뜸하다보니 다들 백조로 알고 계시더라고요. 생활고에 시달리는 줄 아시는 분들이 많은데 잘 살고 있습니다. 아나운서로 게임 뿐만 아니라 분야를 넓혔어요. 경제 관련 프로그램과 연예계 소식도 전해주고 있고요. 나름 바쁘게 열심히 살고 있죠. 게임 관련도 행사나 OGN에서 불러주면 뛰고 있습니다"며 넉살스런 답변으로 환하게 웃었다. 
지난 3년간 OGN 전속 아나운서로 활동했던 권이슬은 "올해 전속을 마무리하고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전환했어요. 아직은 예전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OGN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게임 행사나 개인 방송을 하고 있어요. 게임을 아직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고 자신의 근황을 들려줬다. 
"게임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권이슬 아나운서의 말을 들은 조은나래 아나운서는 "나도 게임은 열심히 하고 있는데"라고 웃으면서 자신의 스트리밍 방송에서 함께 하는 클랜 이름이 '강등 파티'라고 활짝 웃었다. 말이 나온김에 LOL 여신들의 LOL 실력을 묻자 이들은 자신들의 티어를 말하면서 웃음을 그치지 않았다. 
"(권)이슬이는 냉정하게 말해서 게임에 재능이 없는 것 같아요. 정말 열심히 하는데 아직도 실버에요. 그런데 저도 잘하는 건 아니에요. 3년전까지 열심히 하다가 한 2년 쉬었거든요. 지금 티어는 실버5예요. 골드가 되기 정말 힘들더라고요. 자꾸 강등되는데 아마 같이 게임하는 분들이랑 클랜 명이 '강등 파티'라 그런거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이슬이는 정말 열심히 열심히 하는데 아직도 실버일거에요." (조은나래)
"만년 다이아는 초창기에 방송 취지가 제 티어를 올리는게 목표였는데 너무 티어가 안 올라가서 방송 컨셉이 바뀌었죠.(웃음). 시청자 대전 위주로 바뀌었죠. 그런데 한 번 골드를 찍기는 했어요. 골드를 찍으니깐 주변에서 절대로 실버로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씀들을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웬걸요. 한 5승하고 나서 22연패를 하니깐 다시 실버로 가더라고요(웃음)" (권이슬).
왕성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LOL 팬들 사이에서 궁금증이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에 대해 조은나래 권이슬 두 아나운서는 한 목소리로 "LCK에서 빠져서 그런겁니다"라고 말하면서 웃었다. 
권이슬 아나운서는 "최근 베인글로리 리그에서 캐스터를 하고 있는데,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팬 분들께서 보는 프로그램이 아니면 계속 물어보시더라고요. 지금은 홀로서기를 하는 과정인데요. 조은나래 아나운서처럼 분야를 다양하게 넓히려고 노력해야죠"라고 설명했다. 곁에 있던 조은나래 아나운서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을 말로 두 사람의 친분을 보여줬다. 
조은나래 아나운서가 "가끔 롤챔스 무대에 섰던 그 시절이 그립다"는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예전 한창 뜨겁게 관심을 받았던 시기에 롤챔스 인터뷰어를 물러난 이유를 물었다. 첫 방송부터 주요 인터넷 포털 실시간검색어를 장식했던 그에게 전국적인 관심과 애정을 스스로 포기할 수 있었던 까닭이 4년이 지난 지금에도 너무 궁금해서였다. 
"지금은 '그냥 있었으면 좋았겠다' 라는 생각을 하지만 인생이라는게 지나봐야 아는 거 라고 생각해요. 그 당시에는 아나운서라는 직업에 대해 미련을 버리지 못한 상태였어요. 나도 공중파에서 프로그램에서 진행하고 싶은 열망이 강했는데 때마침 광주방송에 합격한거죠. 저가 좀 나이가 있는 상태에서 방송에 나왔잖아요. 더 늦기 전에 '꼭 해보자'라는 생각에 1년 반정도 광주방송에 몸담았었죠. 
돌아보면 후회한 적도 있지만 잃기만 한 게 아니라 얻은 것도 많아요. 진행 능력이나, 선후배들이 있는 회사에서 지내는 방법, 사람을 대하는 방법 등 얻은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권이슬 아나운서도 "언니와 사실 친해지게 된 계기가 조은나래 아나운서가 광주방송으로 가면서였는데요. 방송 진행이나 이런거에서 알려줄 사람이 없다보니 연락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됐어요"라고 웃었다. 
게임 아나운서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달라고 묻자 권이슬 아나운서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들어와서 열심히 하면 된다. 좋은 예가 조은정 아나운서다. 당당하게 열심히 했으니깐. 저 같은 경우 게임은 알아도 e스포츠는 잘 몰랐다. 관심이나 애정을 가질 수 있는 분이 와주셨으면 하는 거죠."
조은나래 아나운서도 게임 방송국의 지원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저는 급하게 방송에 들어가면서 사실 아는게 없어죠. 그런데 개인의 문제가 되더라고요. 스포츠쪽은 위에 선배부터 있으면서 체계적으로 배우게 되잖아요. 그런데 이 곳은 혼자서 스스로 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니깐 힘든거죠. 조금 더 체계화를 시켜서 교육할 수 있는 여건이 됐으면 좋겠어요. 이름만 아나운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오랜만의 만남에 함께 수다의 세계의 푹 빠진 채 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을 안 던질 수 없었다. 1988년생과 1989년생으로 아직 남자친구가 없다는 두 사람의 연애관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편한 사람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그런데 사람을 만날 시간이 없더라고요. 취미 생활이 게임이라서 그런지도 모르죠. 집 밖에 나갈시간이 생각보다 안 나더라고요. 시간 나면 집 부근의 친구들을 만나서 차 한 잔 마시거나 그래요. 아무래도 일하는 시간이 다르니깐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아요.
연애관을 이야기 하다면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예를 들어 누군가 저를 만나면 저에 대해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서 나오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이미 저를 평가하고 오시는 분들도 있었고요. 그게 꺼려지더라고요. 그래서 제 친구들이 세상에서 가장 쓸데 없는 짓이 '권이슬에게 남자 소개시켜주는거'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소개팅 보다는 자연스럽게 만나고 싶은데 그러기에는 이미 친해진 사람이 많고 어렵네요. 어디 괜찮으신 분 없나요."(권이슬)
"저는 아무도 안 만나야 충전이 되서 그런지 사람 만나는게 어려운 것 같아요. 저도 이슬이랑 비슷한데요. 한 때는 나를 모르는 사람을 만나고 싶었어요. 롤챔스를 진행했다는 사실도 말이죠. 지금은 예전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대화의 주제가 LOL 방송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기를 바래요. 이런 경우가 있었어요. 소개를 받은 적이 있는데 자기 주변에 '조은나래를 만났다'라는 이야기를 다닌 거죠. 나중에 아는 지인이 그 이야기를 전해주니깐 부담스럽더라고요."(조은나래)
"저 같은 경우 다시 정리를 하면 일에 대해서 이해 해줄수 있는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일로 보이는 저의 모습 보다는 저 자체에 대해 관심을 가져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권이슬)
"저는 그건 당연한거 같아요. 저는 저랑 같이 불길 속이라도 같이 뛰어들 사람이면 좋겠어요. 영화같은 사랑을 할 수 있는 주변에 안계신가요."(조은나래)
마지막 인사를 묻자 조은나래는 "베인글로리 인터뷰 이후 e스포츠와 게임팬 분들을 만나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 기회가 된다면 꼭 팬 여러분들께 인사드릴 수 있는 시간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권이슬 아나운서는 "어떤 자리에서든 팬 여러분들께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겠다. e스포츠 현장에서 제가 필요하다고 하시면 언제든지 달려가겠습니다"라고 파이팅을 외치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 scrapper@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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