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쓰러지는 외인 투수, 순위 싸움 변수됐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5.12 05: 57

팀 선발 로테이션의 중책을 맡고 있는 외국인 투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쓰러지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이렇게 줄부상 릴레이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가운데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이 순위 싸움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NC는 11일 올 시즌 쾌조의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던 제프 맨쉽의 부상 소식을 알렸다. 지난 10일 마산 넥센전에서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던 맨쉽은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5이닝을 던지고 강판됐다. 11일 서울로 이동해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했는데 팔꿈치 근육 일부가 손상됐다는 판정을 받았다. NC 측은 맨쉽의 재활에 6주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80만 달러의 연봉을 받고 화려하게 입성한 맨쉽은 올 시즌 첫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49를 기록하며 전승 행진을 달리고 있었다. 이런 맨쉽이 앞으로 최소 7~8번의 선발 등판을 거르게 된다는 이야기다. 국내 선발진이 넉넉하지는 않은 NC로서는 심각한 타격이다. 그렇다고 교체 카드를 꺼내들자니 그간 보여준 성과, 그리고 고액 연봉자라 교체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게 걸린다.

NC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수의 ‘건강’에 고민을 가지고 있는 팀들이 많다는 게 올해 KBO 리그의 특징이다. 시즌 시작 전부터 부상으로 빠진 선수가 있는가하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선수들도 제법 된다.
지난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해 13경기에서 7승을 수확, LG의 가을야구를 이끈 데이비드 허프는 아직 시즌 첫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시즌을 앞두고 무릎 부상을 당해 이제야 복귀 채비를 하고 있다. 그나마 투수진이 풍족한 LG는 잘 버틴 축에 속한다. 시범경기에서 허벅지 안쪽 근육에 부상을 입은 앤서니 레나도를 잃은 삼성은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하위권으로 처졌다. 두 선수 모두 복귀 후 부상 변수가 있다는 점은 불안하다.
두산은 지난해 30경기에서 18승을 거둔 마이클 보우덴이 어깨 통증으로 빠져 있다. 올해 2경기 선발로 나가는 데 그쳤고, 성적도 1패 평균자책점 7.11로 부진했다. 아직 구체적인 복귀 일정이 결정되지 않았다. 투수에게는 생명인 어깨 부상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이 모인다. 두산의 올 시즌 초반 페이스가 부진한 이유 중 하나로 뽑힌다.
SK의 새 외인 투수 스캇 다이아몬드 또한 반복되는 부상으로 3경기, 13이닝 투구에 머문 채 현재 2군에 있다. 최근에는 어깨 통증까지 생겼다.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38로 잘 던졌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는 의미가 없다. 이제야 캐치볼을 시작한 단계인데, 다시 부상이 생기면 교체 수순을 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갈 길이 바쁜 한화도 현재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팔꿈치 염증 증세로 1군에서 빠져 있다. 정도가 심하지 않아 곧 복귀를 앞두고 있지만 보름 이상 자리를 비웠다.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그나마 선발 야구를 해보나 했던 한화의 구상에 차질이 생긴 것은 물론이다. 상황은 다르지만 한국 무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시즌 전 퇴출된 파커 마켈을 생각하는 롯데의 속도 쓰리기는 마찬가지다.
외국인 투수들의 몸 상태에 따른 각 팀의 5월 희비도 관심사다. 현재 허프, 레나도, 비야누에바는 복귀를 앞두고 있다. LG는 선발진에 날개를 달 수 있을 전망이고, 레나도와 비야누에바가 각 팀의 전력을 어떻게 끌어올릴지도 주목된다. SK도 다이아몬드의 복귀가 5월 중에는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맨쉽을 잃은 NC는 상위권 수성에 비상이 걸렸고, 보우덴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두산도 머리가 아픈 것은 마찬가지다. “일단 외국인 선수들은 건강하게만 던지면 평균은 하는 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그 어느 때보다 몸값이 비쌌던 외국인 선수들의 ‘건강’ 문제가 시즌을 지배할 이슈가 될 가능성도 보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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