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피타고리안 승률이 설명하는 KIA 효율-삼성 비효율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5.02 05: 59

승리하기 위한 기본은 간단하다. 상대보다 많은 득점을 올리고 적은 실점을 기록해야 한다. 때문에 경기를 거듭할수록 팀의 승패는 팀 득실차와 유사하게 수렴해간다. 물론 팀 득점 1위가 늘 리그 선두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팀 실점 1위가 매번 리그 최하위에 머무르라는 법도 없다. 하지만 강팀의 팀 득점은 쌓이고 실점은 덜하다. 반대로 약팀의 경우 실점이 쌓이는 속도가 득점에 비해 빠를 것이다.
때문에 이러한 득점과 실점을 이용해 한 가지 계산법이 나왔다. 수학의 피타고라스 정리와 비슷해 이름은 피타고리안 승률. 팀의 득점에 1.83을 제곱한 값을 다시 득점에 1.83을 제곱한 값과 실점에 1.83을 제곱한 값을 더해 나누는 것이다. 득실차를 기반으로 한 기대 승률이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실제 승률과 피타고리안 승률은 일치하게 된다. 하지만 시즌 초중반에는 어느 팀이 득점과 실점을 효율적으로 했는지, 혹은 어느 팀이 비효율적인 득점으로 실제 승률에 반영을 못했는지 알 수 있다.

상위 두 팀의 피타고리안 승률과 실제 승률 사이 괴리는 인상적이다. KIA는 현재까지 실제 승률이 피타고리안과 승률에 비해 가장 높은 팀이다. 26경기를 치른 4월, KIA는 피타고리안 승률대로면 14승 내지 15승을 챙겼어야 했다. 하지만 실제로 KIA는 18승을 거뒀다. 무려 3~4경기를 더 가져간 것. NC 역시 피타고리안승률대로면 14.79승을 거뒀어야 했지만 실제로는 승률 6할8리로 17승8패1무를 거뒀다.
이는 두 팀이 적은 점수 차 승부에서 강세를 띄었기 때문이다. NC는 올 시즌 1점차 승부 네 경기를 모두 가져갔다. 1점차 승부에서 패하지 않은 유일한 팀이 NC다. KIA는 그 뒤를 이어 5승1패 승률 8할3푼3리로 2위. NC는 2점차로 끝난 경기서도 3승 무패로 리그 1위다. 1~2점차 승부는 7경기. 그 중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었다. 이는 거둔 득실에 비해 높은 승률로 이어졌다.
kt도 실제로 거둔 득실점에 비해 승률이 높은 팀이다. kt는 1점차 승부서 5승2패, 승률 7할1푼4리를 기록했다.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친 게 벌써 다섯 번. 리그에서 가장 많은 기록이다. 라이언 피어밴드는 물론 고영표 등 선발진의 활약이 이어진 대목이다. 무실점 경기였던 만큼 다섯 경기를 모두 가져갔다. kt의 올 시즌 팀 타율은 2할3푼으로 리그 최하위다. 하지만 빈약한 타선이 6득점만 올리면 어떻게든 승리를 거뒀다. 6득점 이상 올린 네 경기서 kt는 전승이다.
현재까지 올 시즌 피타고리안 승률 1위 팀은 LG다. LG는 26경기서 116득점 84실점으로 피타고리안 승률 0.644를 기록했다. 팀 득점은 리그 6위로 중위권이지만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실점을 기록 중이다. LG 다음으로 적은 실점을 기록한 팀이 롯데인데 108실점으로 LG와는 20점 이상 차이난다.
안정적인 마운드로 얻은 피타고리안 승률을 26경기에 대입하면 16.73승. 16~17승을 얻어야 마땅한 득실점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LG의 승률은 5할7푼7리. 차이가 조금 있다. LG는 올 시즌 1~3점차 승부 14경기서 7승만을 얻으며 정확히 5할 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6점차 이상으로 넉넉한 상황에서는 5승2패 승률 7할1푼4리로 이 부문 리그 2위에 랭크돼있다. 팽팽한 승부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점이 실제 승률의 저하로 이어졌다.
반대로 피타고리안 승률에 비해 실제 승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팀도 있다. 바로 리그 최하위 삼성이다. 삼성은 4월 26경기서 106득점, 165실점을 기록했다. 피타고리안 승률은 3할8리. 역시나 낮은 값이지만 26경기 기준이면 8승은 거뒀어야 하는 승률. 하지만 삼성은 딱 절반인 4승을 거뒀을 뿐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팀들과 마찬가지로 적은 점수 차 승률 탓이다. 삼성은 올 시즌 1점차 경기서 승리 없이 3패만을 기록했다. 4월 한 달 동안 1점차 경기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팀은 삼성이 유일하다. 2점차 경기서도 삼성은 승리 없이 5패. 마찬가지로 2점차 경기서 승을 챙기지 못한 유일한 팀도 삼성이다. 1~2점차 승부 여덟 경기서 8패, 승률 0.000. 팽팽한 승부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것. 삼성의 현주소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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