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야구 건재’ 추신수, 폭발 조짐 보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4.29 06: 07

추신수(35·텍사스)는 리그에서 눈이 좋기로 정평이 난 대표적인 선수다. 웬만한 유인구에는 잘 말려들지 않는다. 이는 볼넷으로 이어지고, 높은 출루율로 완성된다. 여기에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힘도 있다. 추신수가 7년 1억30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따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추신수 경력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2013년 당시 볼넷 비율은 15.7%였다. 하지만 텍사스 이적 이후 이 수치는 떨어졌다. 2014년 11%, 2015년 11.6%, 2016년은 11.9%였다. 여전히 리그 평균을 상회하는 좋은 수치이기는 했지만 한창 좋을 때보다는 못했다. 반대로 삼진 비율은 2013년 18.7%에서 높아진 20%대를 기록했다. 추신수의 눈이 조금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는 근거가 없는 게 아니었다. 심판들의 판정도 한 몫을 거들었다.
그런 추신수가 올해는 몸의 건강과 함께 눈의 건강도 되찾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눈은 가장 늦게 노쇠화된다”는 일반론을 보여주고 있다. 28일(한국시간)까지 추신수의 볼넷 비율은 16.5%로, 경력 최고였던 2013년보다 오히려 더 좋다. 반대로 삼진 비율은 19%로 떨어졌다. 그런 추신수의 출루율은 3할8푼으로, 자신의 기대치에 근접한 성적을 내고 있다.

눈야구와는 별개로 좀처럼 정타가 나오지 않아 애를 먹었지만 이 또한 나아지고 있다. 추신수의 시즌 초반 타구 속도는 바닥을 기었다. 지역 언론인 ‘댈러스모닝뉴스’가 뒤에서 몇 번째라고 혹평했을 정도였다. 타구 속도가 전부는 아니지만, 보통 타구 속도가 빠를수록 안타 및 장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간과할 만한 대목은 아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타구 속도도 정상적으로 돌아오고 있다. 리그 최하위권이었던 추신수의 평균 타구속도는 28일 현재 88.2마일(약 142㎞)로 리그 평균인 87.62마일을 어느덧 상회하고 있다. 추신수의 방망이도 눈과 보조를 맞추기 시작했다는 좋은 증거다.
그런 추신수는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2할9푼, 출루율 4할5푼, 장타율 0.581, OPS(출루율+장타율) 1.031의 좋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안타가 나오지 않을 때도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 나가며 감을 유지한 결과 9개의 안타와 더불어 9개의 볼넷도 골랐다. 반대로 삼진은 7번에 불과했다. 홈런 2개, 2루타 1개, 3루타 1개로 9개의 안타 중 장타가 4개나 된다.
이런 추신수는 아메리칸리그 타자 중 볼넷 비율이 16% 이상, 삼진 비율 20% 이하, 그리고 순장타율(ISO) 0.130을 넘기는 유일한 타자다. 출루율과 장타율의 조합이 현재까지는 훌륭하다는 의미다. 또한 이런 성적은 앞으로 더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의 활약에 대한 선행지표로 쓰이는 볼넷/삼진 비율이 나쁘지 않은데다, 인플레이타구 타율(BABIP)은 여전히 자신의 통산보다 훨씬 아래다.
시즌 초반 지명타자로서의 루틴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추신수지만, 서서히 그 방법을 깨닫고 있을 공산이 크다. 또한 개막 주전 우익수였던 노마 마자라의 부진으로 외야에 나가는 시간도 많아지면서 자신의 리듬을 찾을 수도 있다. 결국 부상만 없다면 추신수는 텍사스 이적 후 최고 성적을 기대할 수도 있는 시즌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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