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존재감’ 김동욱, 건강했다면 달랐을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4.20 06: 02

김동욱(36, 오리온)이 만약 건강했다면 4강전 결과는 달라졌을까. 
스포츠에 쓸데없는 가정은 무의미하다. 하지만 짧은 시간 뛴 김동욱의 존재감은 그만큼 압도적이었다. 
고양 오리온은 19일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6-17 KCC 프로농구 4강 5차전에서 서울 삼성에게 84-91로 패했다. 사상 첫 ‘리버스 스윕’에 도전했던 고양의 상승세는 무너졌다. 오리온의 챔프전 2연패 도전도 물거품이 됐다. 

오리온은 전반전까지 32-40으로 뒤졌다. 외국선수 오데리언 바셋은 2분 2분 12초밖에 뛰지 않았다. 가뜩이나 최진수도 발목부상으로 빠져 뛸 선수가 없었다. 추일승 감독의 승부수는 무릎부상에서 돌아온 김동욱이었다. 3쿼터 오데리언 바셋을 쓰지 않고 김동욱을 투입한 것이 주효했다. 김동욱은 동료들에게 어시스트를 척척 배달하며 노련함을 과시했다. 
4쿼터 김동욱은 임동섭을 골밑으로 데리고 들어가 포스트업을 했다. 김동욱의 연속득점에 오리온이 69-67로 경기를 뒤집었다. 김동욱은 24분만 뛰면서 14점, 3리바운드, 7어시스트, 1스틸로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4차전도 2분 17초를 뛰었지만 팀에 기여한 것은 사실상 5차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추일승 감독이 “가장 긴급한 상황 10분에 김동욱을 쓰겠다”고 말한 배경이 이해되는 순간.  
하지만 김동욱도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오리온이 한창 추격하는 4쿼터 후반 정재홍과 김동욱이 각각 자유투 1구씩을 실수한 것이 컸다. 공교롭게 두 선수 모두 시즌 종료와 함께 자유계약선수가 됐다. 삼성은 김태술의 쐐기 3점포로 승리를 가져갔다. 
김동욱이 제대로 뛸 때와 없을 때의 오리온은 전력 차가 컸다. 김동욱이 5차전에서야 실력발휘를 한 것은 아쉬운 대목. 만약 김동욱이 처음부터 받쳐줬다면 이승현의 4쿼터 퇴장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어디까지나 의미 없는 결과론이다. 
시즌이 종료되면서 김동욱은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획득했다. 만 36세인 김동욱은 보상조건이 전혀 없고, 1년 계약도 가능하다. 오리온은 이승현과 장재석의 군입대로 전력공백이 커진다. 일단 추일승 감독이 추구하는 ‘포워드 농구’의 핵심인 김동욱과의 재계약이 급선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양=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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