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재미로 보는 구단별 2017 최상&최악의 시나리오②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3.29 05: 59

드디어 봄과 함께 야구가 찾아온다.
KBO리그 개막이 이틀 남았다. 두산과 NC의 한국시리즈 4차전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새로운 시즌이다. 올 시즌 역시 겨우내 끊이지 않는 변화로 달라졌다. 5강 판도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어느 팀이나 단점을 줄이면 5강에 이름을 올릴 전력을 갖췄다. 반대로 장점 대신 단점만 현실이 된다면 지난해 우승팀도 성적을 장담할 수 없을 전망이다.

만약 모든 장점이 터진다면, 혹은 모든 단점만 부각된다면 10개 구단의 시즌 성적표는 어떻게 될까. '2017 KBO리그 구단별 최상, 최악의 시나리오'를 만들었다. 물론 야구는 영화가 아닌 현실이다. 시나리오대로 되지 않는다. 그저 재미로 즐기면 된다.
SK 와이번스
최상의 시나리오
트레이 힐만 감독은 2008년의 제리 로이스터를 연상케 하며 팀을 확 바꾼다.
힐만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시프트'는 작두를 탄 것처럼 적중한다. 이는 내야수들의 안정적인 수비가 뒷받침돼서 나온다.
정의윤과 최승준은 중심타선에 완전히 자리매김하며 홈런 레이스에 뛰어든다.
드디어 박종훈이 '제구력' 툴을 얻는다. 고교 시절 퍼펙트게임으로 주목을 받았던 김태훈도 1군에서 제 역할을 한다. '제춘모 키즈'의 완성이다.
최악의 시나리오
염경엽 단장이 힐만 감독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는다. 
생애 첫 마무리 투수 보직을 맡은 서진용이 흔들린다. 부진은 자존심에 생채기를 입은 박희수도 마찬가지. 왕조 시절 불펜은 사라졌다.
스캇 다이아몬드는 이름과 정반대로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었다. 믿을 건 메릴 켈리 한 명뿐. 혼자 힘으로 시즌 결과를 바꿀 투수는 없다..
한화 이글스
최상의 시나리오
김성근 감독과 박종훈 단장이 관계를 회복한다. 둘 모두 자존심보다 팀 성적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깨닫는다. 지향점을 하나로 모으자 기세가 무서워진다.
알렉시 오간도-카를로스 비야누에바 원투펀치는 한화를 넘어 KBO리그 역대급 성적을 내며 '다이나믹 듀오'로 불린다. 팬들이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출첵'하며 '불타는 금요일'을 보낸다.
권혁과 송창식 모두 적당한 등판 간격을 유지하며 혹사 이야기를 지운다. 자연히 기록 역시 좋아진다. 장민재는 모든 팀들을 SK라고 생각하며 호투를 이어간다.
'10년 만의 가을야구'는 기본,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시즌이 끝나고 이용규와 정근우가 나란히 잔류를 선언한다.
최악의 시나리오
'소통의 부재'는 한국사회 전반의 문제다. 한화에서도 마찬가지다. 잡음이 끊이지 않으며 성적이 곤두박질친다.
오간도와 비야누에바가 제 아무리 좋은 투수라도 '퀵 후크'를 견뎌내지 못한다. 권혁과 정우람, 송창식 모두 지난해 투구이닝 후유증에 시달린다.
시즌 막판, 한화는 또 한 번 내년을 기약한다. 그러자 '보살 팬'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른다.
롯데 자이언츠
최상의 시나리오
개막 시리즈부터 'NC 징크스'를 깨며 기분좋게 시작한다. 이대호는 개막 첫 타석부터 마산구장의 좌측담장을 넘겨버린다. 시즌 중반, 본인이 세운 9경기 연속 홈런기록에 도전장을 내민다.
박세웅이 드디어 '안경 에이스' 계보의 적통이 된다. "마음에 드는 성적을 내면 금테 안경으로 바꾸겠다"고 밝힌 박세웅. 그가 5월 중순부터 금테 안경을 착용한다. 박세웅에 박진형, 박시영, 박한길까지. 롯데 마운드에 '박타스틱4'가 뜬다.
브룩스 레일리가 '명왕'의 위엄을 뽐낸다. 앤디 번즈도 롯데 내야 수비를 탄탄하게 만든다. 라이언 사도스키 코치가 '갓도스키'로 인정받는다.
7월께, 조정훈이 돌아온다. 최고구속 140km대 후반의 빠른공과 예리한 포크볼은 여전했다. 등판 다음 날, 조정훈의 팔꿈치는 아프지 않다.
시즌을 마치고 강민호와 손아섭이 '롯데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이유로 잔류를 선언한다.
최악의 시나리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티가 났다. 이대호는 홈런을 뻥뻥 때려내지만 황재균이 떠난 핫코너 역시 뻥뻥 뚫린다.
파커 마켈의 자리를 메꿀 새 외국인 투수는 기대 이하. 게다가 번즈는 '수비 원툴' 선수였다. 레일리가 짊어지는 무게가 너무 무겁다. 롯데 팬들이 마켈보다 더 많이 밤잠을 설친다.
송승준은 지난해 모습 그대로다. 손승락과 윤길현 역시 반등에 성공하지 못한다. 게다가 선발과 불펜 모두 눈에 띄는 유망주가 없다.
롯데는 김주찬의 이적 이후 수년간 좌익수 공백에 시달렸던 팀. 시즌 종료 후 손아섭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자 이제 오른쪽 외야가 텅 빈다.
삼성 라이온즈
최상의 시나리오
김한수 감독은 사령탑이 처음일 뿐, 팀 내 경력은 누구에게 밀리지 않는 '삼성통'이다. 팀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 '한 수 알려달라'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지난해 삼성은 외국인 타자가 없었던 수준. 최형우가 떠난 자리를 다린 러프가 완전히 메우며 상쇄한다. 재크 페트릭과 앤서니 라나도 역시 삼성에 없던 '외국인 원투펀치'라는 단어를 만들어낸다.
'삼귤' 우규민 역시 차우찬의 빈자리를 말끔히 지운다. 거기에 장원삼의 반등까지.
등번호 21번을 물려받은 신인 최지광. 그는 12년 전 삼성의 21번 유니폼을 입고 데뷔했던 한 대졸 신인 투수의 길을 그대로 따른다.
'국민타자'를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 보내고 싶지 않다는 각오가 선수단 내에 퍼진다. 이승엽의 존재가 목표이자 동기부여가 된다. 이승엽은 한국시리즈에서 안녕을 고한다.
최악의 시나리오
믿었던 '여름성'도 더는 없다. 봄부터 순위표 밑에 자리하며 동력을 상실한다.
개막 이전부터 부상에 시달리던 레나도는 일찌감치 귀국길에 오른다. 짝을 잃은 페트릭은 KBO리그 외인 중 가장 낮은 몸값의 투수. 몸값과 성적이 비례한다.
최형우 한 명의 공백은 말 그대로 '중심'의 부재다. 타선이 힘을 잃는다.
구자욱이 '삼적화'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한다.
kt 위즈
최상의 시나리오
김진욱 감독의 '커피 리더십'은 젊은 선수가 많은 kt에 제격이었다. 젊은 선수들은 지난해 여름 박상영처럼 '할 수 있다'를 되뇐다.
돈 로치는 싱커를 앞세워 상대 타자들에게 땅볼을 빼앗는다. 내야수들은 펑고를 받듯이 타구를 처리한다. 조니 모넬 역시 kt위즈파크 담장을 손쉽게 넘긴다.
이해창과 김종민이 각성한다. 바꿔 말하면, 굳이 무리해서 논란이 있는 선수를 기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 아깝게 패했지만 가능성을 보여준 시즌. 드디어 모기업이 FA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최악의 시나리오
시범경기 15실점을 기록한 주권이 시즌 내내 풀죽어있다. '토종 에이스' 역할을 맡아줘야 할 선수가 부진하며 마운드 구상이 어그러진다.
이해창과 김종민이 여전히 '유망주'에 머문다. 결국 김진욱 감독의 선택은 '논란투성이' 포수. 그러나 매 타석 쏟아지는 야유에 집중하지 못한다.
리그 3년차. 또 한 번의 리빌딩 시즌을 보낸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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