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마음에 드나요? 시범경기 새 외인 성적표(타자편)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3.27 06: 16

시범경기 성적은 의미 없다?
지난 14일 시작한 KBO리그 시범경기가 26일, 2주 만에 끝났다. kt가 1위, 삼성이 꼴찌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물론 이들 모두 “시범경기 성적은 큰 의미가 없다”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시범경기 팀 성적표와 정규시즌 순위는 큰 상관관계가 없다.
개인 기록은 어떨까? 지난 시즌 KBO리그 시범경기 타격왕은 아롬 발디리스(前 삼성)였다. 그는 16경기서 타율 4할, 1홈런, 9타점으로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시즌 시작과 동시에 슬럼프가 시작됐다. 부상을 이유로 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결국 여름부터는 아예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전력 외’로 분류됐다. 그가 남긴 시즌 성적은 44경기 타율 2할6푼6리, 8홈런, 33타점으로 초라했다.

하지만 ‘상관관계가 아예 없다’라고 보는 것도 무리한 시각. 마이클 보우덴(두산)은 지난해 시범경기 세 차례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3.86으로 활약했다. 볼넷 두 개를 내주는 동안 17탈삼진을 빼앗으며 시범경기 탈삼진왕에 올랐다. 시즌 시작도 전에 KBO리그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실제로 보우덴은 시즌 초반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며 주목받았고, 준수한 활약으로 올 시즌에도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시범경기 성적은 성적과 직결되지도, 아예 무관하지도 않다. 다만 삼진과 볼넷 비율은 스트라이크존 적응과 큰 관련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눈여겨볼 필요는 있다.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KBO리그 새 외인들의 시범경기 성적표를 살펴봤다.
▲ 유일한 3할 번즈. 전체적인 적응기
야수들은 전체적으로 적응기를 거치고 있다. 큰 의미는 없지만, 새 외국인 타자 여섯 명 중 3할을 넘긴 건 롯데의 앤디 번즈가 유일하다. 번즈는 시범경기를 거듭할수록 성적이 좋아졌다. 그는 10경기에서 타율 3할, 4타점, 3도루를 기록했다. 삼진과 볼넷은 모두 2개씩. 시범경기 첫 3경기서 9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18일 LG전 멀티히트를 기점으로 살아났다. 번즈의 시범경기는 공격보다 수비가 더 인상적이었다. 롯데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내야 수비에서 ‘기존에 보지 못한’ 플레이를 여러 차례 선보였다. 롯데 키스톤의 안정은 투수들의 성적과도 이어진다. 번즈에게 기대하는 부분이다.
KIA의 중견수 로저 버나디나는 들쭉날쭉했다. 8경기에 출장해 무안타 경기가 4차례였다. 타율은 2할2푼7리. 장타는 하나도 없이 1타점에 그쳤다. 그러나 8삼진 6볼넷으로 선구안에서 큰 문제를 드러내지 않았다. 적응기임을 감안할 때 나쁘지 않은 수치. 장타가 없는 건 대니 워스(SK)도 마찬가지였다. 워스는 시범경기 첫 주 4경기만 출장, 타율 2할1푼4리에 그쳤다. 이후에는 어깨 부상이 심해지며 아예 경기에 나서지도 못했다. SK는 개막 유격수로 박승욱을 고려하고 있다.
kt가 야심차게 영입한 조니 모넬은 9경기 타율 2할5푼8리, 5타점, 2도루를 기록했다. 삼진 7개, 볼넷 5개의 기록은 나쁘지 않았지만 장타가 2루타 1개에 그쳤다는 점은 아쉽다. 김진욱 감독도 “모넬은 적응이 조금 더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아직 KBO리그 투수들에 적응하지는 못했지만 팀 적응은 끝마쳤다. 좋아하는 음식으로 만두와 갈비, 치킨을 이야기하는 등 너스레가 일품이다. 그러나 팀이 외국인 선수에게 기대하는 것은 너스레가 아닌 성적이다. 모넬은 “한국투수들을 한 번씩 맞상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곳에서도 같은 야구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핵심 과제. 삼진을 줄여라!
NC가 에릭 테임즈(밀워키)의 대체 선수로 야심차게 영입한 재비어 스크럭스는 시범경기에서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그는 10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1푼9리,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규정타석을 채운 14명의 선수 중 타율 꼴찌. 새 외국인 타자들 중에서도 가장 안 좋다. 4볼넷을 골라내는 동안 삼진이 무려 11개였다. 홈런을 제외하면 장타도 없었다. 김경문 감독은 “적응과정이다”라고 격려했지만 많은 삼진은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스크럭스에게 20홈런 정도만을 기대하고 있다. 상당히 낮은 수준. 그러나 삼진을 줄이지 못하면 이 낮은 기대도 충족시키기 어렵다.
지난해 발디리스로 쓴맛을 봤던 삼성은 올 시즌 다린 러프로 그 아픔을 씻으려 했다.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백업 1루수인 그를 즉시 데려왔다. 미 현지에서는 “러프가 왜 한국을 갔는가”라는 시선이 있었을 정도. 그러나 12경기에서 타율 2할5푼,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삼진을 7개를 빼앗기면서 볼넷 1개만을 골라냈다. 삼성은 야마이코 나바로 이전과 이후 모두 외국인 타자로 재미를 못 본 팀이다. 러프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그는 팀 동료 재크 페트릭 연봉(45만 달러)의 2.5배에 달하는 11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기대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삼진을 줄여야 한다. /i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