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WBC 1차전 이스라엘의 선발 박찬호 급…첫 단추 잘 꿰어야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7.03.03 06: 00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A조에 편성된 나라 중 이스라엘은 처음에는 대만, 네덜란드에 비해 가장 약한 팀으로 생각했습니다.         
이스라엘은 국제야구연맹(IBAF) 세계랭킹이 73개국 중 41위에 드는 약소국이고 이제까지 WBC 본선에 한번도 들지 못한 국가입니다. 반면에 한국은 3위이고 일본이 1위, 미국은 2위, 대만은 4위, 네덜란드는 9위에 올라 있습니다.
오는 3월 6일부터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WBC A조 본선 1라운드에서 한국은 6일 이스라엘과 경기를 갖고 7일엔 네덜란드와,  9일에는 대만과 경기를 벌입니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메이저리그 출신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만만치 않습니다.
제리 웨인스타인(74) 이스라엘 감독은 3월 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WBC A조 감독 기자회견에서 '한국전 선발'을 묻는 말에 "제이슨 마르키스"라고 밝혔습니다.
200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마르키스는 2015년까지 빅리그 마운드에서 활약하며 124승 118패 평균자책점 4.61을 기록했습니다. 마르키스의 메이저 성적은 박찬호의 기록과 비슷합니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98패 평균자책점 4.36을 남겼습니다.
박찬호는 제1회 WBC에 출전해 4경기 3세이브 자책점 제로의 좋은 성적을 올리며 한국대표팀이 동메달을 따내는데 기여했습니다. 그는 프로 시절 연봉으로 8천700만 달러(990억원)를 벌었습니다.
마르키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연봉으로만 벌어들인 돈은 무려 5천297만8천 달러(약 600억원)입니다.
마르키스가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던 2004∼2009년,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졌고 나이들어서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섞으며 타자를 요리했고 2010년부터 싱커를 던지기 시작해, 팔꿈치 수술을 받은 2013년 이후에는 싱커볼러로 변신했습니다.
마르키스는 2015년 6월 신시내티 레즈에서 방출당한 뒤 아직 소속팀을 찾지 못했는데 지난해 9월 열린 WBC 브루클린 예선에 이스라엘 대표로 참가해 영국과 예선에 등판해 3이닝 1실점했고, 사흘 뒤 다시 영국과 결승전에 등판해 4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불펜 투수들의 기량도 마르키스 못지않습니다. 베테랑 좌완 불펜 크레이그 브레슬로우(37)는 메이저리그 통산 539경기에 출전해 22승29패 평균자책점 3.35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 65이닝을 소화하며 4.1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고, 2016년에는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뛰며 14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4.50의 성적을 거뒀습니다. 올해 시범경기 성적도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는데 부득이 이번 한국 경기에는 참가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브레슬로우는 당초 이스라엘 대표팀의 최종 28인 엔트리에 포함돼 1라운드에서 뛸 예정이었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최근 대회 조직위원회로부터 전달받은 엔트리에는 브레슬로우 대신 오른손 투수 잭 쏜튼이 포함됐습니다.
브레슬로우는 지난달 초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에 성공해 스프링캠프에서 잘 던져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 진입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완 딜런 액설로드는 메이저리그 통산 9승15패 평균자책점 5.27의 성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트리플A에서 9승7패 평균자책점 4.19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이밖에도 조쉬 자이드, 대니 버라와 등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투수들이 여럿입니다.
WBC 규정인 투구수 제한을 감안하면 한국 타선의 진짜 상대는 마르키스가 아니라 이스라엘의 불펜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스라엘의 타자 중에서는 아이크 데이비스가 주목할 만합니다. 주전 1루수인 데이비스는 2010년 뉴욕 메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통산 타율 0.239에 홈런 81개를 쳤습니다. 지난해 뉴욕 양키스 소속이었으나 14타석에 나서는데 그쳤고 올해 초 LA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습니다.
2012년 32홈런을 날릴 만큼 일발 장타력을 갖고 있습니다. /OSEN 편집고문
3루를 맡을 코디 데커와 외야수 샘 펄드도 알려진 선수들입니다. 데커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마이너리그에서 8시즌 동안 173개의 홈런을 날린 강타자입니다.
펄드는 타격은 뛰어나지 않지만 빠른 발을 이용한 주루플레이와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외야수비를 자랑합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3월 1일 고척돔에서 이스라엘 대표팀이 수비 훈련과 타격 훈련 등을 하는 것을 지켜보고 아이크 데이비스의 힘이 돋보였다 고 말했습니다.
연습 배팅에 나선 데이비스는 여러 차례 고척돔 담장을 넘기는 등 남다른 파워를 자랑했습니다.
김 감독은 "연습타격 하는 것을 잠깐 지켜봤는데 데이비스는 가운데로 오면 그대로 까마득하게 날려버리더라. 외야펜스 2층까지 넘어간다. 힘이 좋더라"고 전했습니다.
한국은 오는 6일 고척돔에서 이스라엘과 WBC 1라운드 개막전에서 맞붙습니다.
지난 2013년 WBC 1차전에서 약체로 꼽히던 '복병' 네덜란드에 5-0으로 지는 일격을 당하
며 끝내 탈락의 쓴잔을 마신 경험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국은 베테랑 장원준이 나섭니다.
장원준이 잘 던져주리라 믿지만 우리의 중심 타선 타격감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현재 이스라엘도 만만치 않습니다.
하여튼 한국은 첫 단추를 잘 꿰야 일본에서 열리는 2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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