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으로 돌아간 대전야구장 신축, 대체 언제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12.11 06: 00

1997년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 계획 원점  
대체 부지 물색, 내년부터 논의 시작할 듯
원점으로 돌아갔다. 대전야구장 신축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최신식 야구장이 하나둘씩 들어서며 국내 야구 인프라도 현대화를 이루고 있다. 2014년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 이어 올해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고척스카이돔이 동시에 개장하며 야구팬들을 끌어 모았다. 마산 역시 2018년 9월 완공을 목표로 신축구장 공사가 진행 중이고, 서울 잠실구장도 이와 관련된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1964년 지어져 올해로 53년이 된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쓰고 있는 대전은 신축구장 소식이 없다. 어떻게 된 것일까. 
▲ 20년째 제자리걸음
대전시는 지난 1997년 도시기본계획으로 유성구 용계동 일대에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 조성을 계획했지만, 20년이 흘러서도 삽 한 번 뜨지 못하고 있다. 2005년 예비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마친 뒤 2011년에는 2014년 완공을 목표로 적극 추진했지만, 그린벨트 해제와 재원 마련 문제가 얽혀 흐지부지됐다. 
대전시 체육시설담당 관계자는 "지금 당장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건 없다.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 부지는 그린벨트 지역이라 국토부의 조건에 맞춰야 한다. 재정 마련과 타당성 조사를 해야 한다"며 "서남부만 고집하지 않고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다. 대전세종연구원에 정책을 의뢰해 내년초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것이다. (권선택) 시장님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전세종연구원에서도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 정책 관련 방향과 적정성을 연구하고 있을 뿐 야구장 하나만 따로 갖고 조사하진 않고 있다. 빨라야 내년 2월 안으로 연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역시 시가 정식 결정하는 데 있어 참고 자료로 사용될 뿐이다. 야구장이 아니라 종합스포츠타운의 장단점과 방향 설정 제시라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봐야 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 야구장은 거의 백지화됐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가 재검토하는 상황이라고 알렸다. 야구장 신축계획이 추진되더라도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현재 대전시가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트램 건설과 대전의료원 설립에 총력을 기울이다 보니 야구장 신축에 마련할 재원이 모자라다. 
▲ 리모델링으로는 한계
한화 구단은 야구장 신축이 지지부진한 사이 기존 한밭야구장을 3차례나 리모델링했다. 2012년에는 내야 지붕과 3층 관중석을 확장해 2800석 증설하며 LED 전광판을 설치했고, 2013년에는 외야 펜스를 뒤로 밀며 100% 천연잔디로 바꾸고 특화된 관람석을 신설했다. 2014년에도 국내 최초 포수 후면석과 덕아웃 확장·개조했다. 3년간 대전시가 130억원, 한화 구단이 47억원을 투자했다. 오래된 구장치곤 관리가 잘됐다는 평가. 
그러나 기본적으로 처음 만들어질 때 야구장 기본 골격에 한계가 있어 더 이상 확장은 무리. 1만3000석은 2019년부터 새 구장에 들어설 마산구장(1만1000석) 다음으로 수용인원이 적다. 한화는 최근 3년 연속 관중 증가추세로 올해는 역대 최다 총 66만472명, 평균 9173명, 19차례 매진으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좋지 않은 성적, 구도심에 있는 야구장 위치, 협소한 주차공간이란 악재를 딛고도 한화팬들의 발걸음은 계속 됐다. 
한화 구단도 야구장 신축 계획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기다리고 있다. 한화 박정규 사업총괄본부장은 "이제 우리만 남았다. 다른 지역은 거의 새 야구장이 들어섰다. 구단이나 대전시나 이에 부담이 있다"며 "내년엔 대전시와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논의할 것이다. 원점에서 다시 협의하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박 본부장은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이 어려워진 만큼 대체부지로 한밭종합운동장이나 월드컵경기장 부근을 차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교통 인프라가 되어있고, 주차 공간도 넓힐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건축비는 광주와 대구처럼 구단에서 30%는 부담할 수 있다. 빨리 잘 추진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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