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우에하라, NL 중부서 '한일' 자존심 대결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12.11 06: 00

우에하라 컵스행, 오승환과 잦은 조우 예상
불혹의 우에하라, 오승환에도 시사점
올 시즌 최고 마무리 중 하나인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과 여전히 훌륭한 기량으로 노익장을 과시 중인 우에하라 고지(41·시카고 컵스)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만났다. 처한 상황과 입지는 다르지만 자주 이뤄질 두 정상급 불펜 요원들의 만남은 자연히 화제를 모을 전망이다.

올해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공을 세웠던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5년 8600만 달러)이 팀을 떠난 시카고 컵스는 우에하라와 1년 45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이어 캔자스시티와의 트레이드로 마무리 웨이드 데이비스를 영입, 불펜의 큰 줄기를 새로 짰다. 우에하라는 데이비스에 앞서 7~8회를 책임지는 셋업맨 임무를 할 것으로 보인다. 볼티모어, 텍사스, 보스턴에서 MLB 경력을 쌓은 우에하라의 첫 내셔널리그 나들이이기도 하다.
우에하라는 올해 보스턴 소속으로 50경기에서 47이닝을 던지며 2승3패7세이브18홀드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여전히 좋은 성적이었지만 최근 몇 년간의 성적보다는 못했다. 이제 40세가 넘은 나이도 부담이었다. 보스턴이 우에하라 재계약에 소극적이었던 이유였다. 하지만 컵스는 여전히 매년 50경기 이상을 뛸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우에하라의 경험을 선택했다. 1년 계약으로 추후 팀의 장기적 구상에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
우에하라는 2009년 MLB에 진출한 뒤 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통산 387경기(선발 12경기)에서 19승22패93세이브67홀드 평균자책점 2.53의 빼어난 성적을 냈다. 보스턴 이적 첫 해였던 2013년은 백미였다. 73경기에서 74⅓이닝을 던지며 4승1패21세이브13홀드 평균자책점 1.09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냈다.
당시 ‘베이스볼 레퍼런스’가 집계한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bWAR)는 무려 3.6이었다. 일본 국적의 불펜 투수로는 역대 최고 WAR이자, 선발까지 다 포함해도 역대 12위 성적이었다. 조정평균자책점(ERA+)은 무려 379였다. 눈부셨던 오승환의 올해 성적이 WAR 2.8, ERA+ 214라는 점을 생각하면 당시 우에하라의 위상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런 두 선수는 이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만난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의 마무리, 우에하라는 컵스의 셋업맨으로 장외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물론 우에하라의 나이가 7살이나 더 많다는 점에서 절대 비교는 어렵다. 올해 전체적인 활약도 오승환이 더 좋았다. 그러나 산전수전을 다 겪은 우에하라의 관록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어쩌면 오승환으로서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대결이기도 하다. 우에하라는 만 34세의 나이에 MLB에 진출했다. 오승환도 같은 나이였다. 모두가 늦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최고의 무대라는 MLB에서 40이 넘은 지금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우에하라는 오승환의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선배이자 롤모델일 수도 있다. 동시에 두 선수가 특급 경쟁력을 이어가며 아시아 불펜 투수의 가치도 높일 수 있을지 또한 관심사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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