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검정 유니폼...어떻게 돌아왔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10.06 06: 18

LG 검정색 유니폼, 5년 만의 부활...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 착용
4년 동안 유니폼 2가지로 고수...팬 요청이 결정적으로 작용
LG 트윈스가 5년 만에 맨인블랙으로 돌아온다. LG 구단은 지난 4일 정규시즌 최종일인 8일 잠실 두산전에서 1990년대 착용했던 검정색 유니폼을 다시 입는다고 전했다. 

1990년 MBC 청룡을 인수한 LG 트윈스는 KBO리그 최초로 원정 경기에서 검정색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LG는 첫 해부터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했고, 1994년에도 정상에 올랐다. 흥미롭게도 LG는 우승을 차지한 2번의 순간 모두 검정색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을 상대했던 1990 한국시리즈, 그리고 태평양과 마주했던 1994 한국시리즈 모두 시리즈전적 4-0, LG의 싹쓸이 승리였다. 그런데 당시 LG는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 홈 어드밴티지를 갖고 있었다. 때문에 4차전은 원정경기가 됐다. 첫 우승은 대구에서, 두 번째 우승은 인천에서 검정색 유니폼을 입고 차지한 것이다. 
이후 LG는 2011시즌 전반기까지 검정색 원정 유니폼을 이어갔다. 그러나 2011시즌 후반기부터 원정 유니폼은 검정색이 아닌, 회색으로 바꿨다. 처음에는 상당히 어색했으나, 익숙해지는데 긴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LG는 2013시즌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며 10년 암흑기에서 탈출했다. 2014시즌에는 최하위에서 한 단계씩 밟고 올라서며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검정색 유니폼에서 회색 유니폼으로 바꾼 게 암흑기 청산으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팬들은 꾸준히 검정색 유니폼을 원했다. 비록 경기에 입고 나오지 않더라도, 구단에서 판매라도 해주기를 바랐다. LG 구단관계자는 그동안 LG가 검정색 유니폼과 멀어진 것에 대해 “2012시즌부터 구단의 아이덴티티(독자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뉴욕 양키스처럼 홈과 원정 두 유니폼만 입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팬들은 LG도 다른 구단처럼 3, 4번째 유니폼을 입기를 원했다. 특히 예전에 입었던 검정색 유니폼에 대한 요청이 꾸준했다. 결국 올해부터는 우리도 홈과 원정이 아닌 다른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LG는 지난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밀리터리 유니폼을 입고 넥센과 주말 3연전을 치렀다. LG 선수단이 홈과 원정이 아닌 유니폼을 입고 뛴 것은 2011시즌 섬머크리스마스 이벤트 3연전 이후 처음이었다. LG 구단관계자는 “6월말에 시행한 밀리터리 유니폼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 위닝시리즈에 성공했고, 유니폼 판매량도 좋았다. 밀리터리 유니폼의 성공이 7월 섬머크리스마스 유니폼, 그리고 10월 8일 클래식 유니폼까지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구단관계자는 “이번 클래식 유니폼은 LG가 1990년,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을 당시의 유니폼이다.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됐고,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인 것을 감안해 다시 정상에 도전한다는 의미에서 예전의 검정색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단관계자는 올해부터 시작된 SNS 공식페이지를 통해 얻은 팬들의 의견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구단관계자는 “많은 팬들이 구단 공식 SNS를 통해 성숙된 매너로 요구사항을 전달하신다. 이번 검정색 유니폼도 SNS를 통한 의견전달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이야기했다. / drjose7@osen.co.kr
[사진] 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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