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재 사례로 본 투수들의 '로진 해프닝'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8.28 05: 59

한화 장민재, 로진 과다 묻힘 어필 받아  
과거 조정훈·박현준도 로진 해프닝 겪어
"손에 땀이 많아서…"

한화 우완 투수 장민재(26)는 유난히 땀이 많은 선수다. '땀민재'라는 별명도 있다. 그래서 로진백은 장민재에게 없어선 안 될 물건이다. 로진백이 없으면 공이 손에서 미끄러져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로진백은 투수가 공을 던질 때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송진 가루가 들어있는 작은 주머니 형태로 되어있다. 손에는 묻힐 수 있지만 배트·공·글러브에 묻혀선 안 된다. 
장민재는 지난 27일 문학 SK전에서 로진 때문에 어필을 받았다. 1회 정의윤 타석 때 초구를 던지고 난 뒤 김성철 구심으로부터 로진백과 관련된 주의를 받았다. 로진을 제대로 불지 않고 공에 과도하게 묻혀서 던진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어 4회 다시 정의윤 타석에서 초구 이후 김용희 SK 감독까지 직접 나와 이 부분을 다시 어필했다. 
2016 KBO리그 규정 '경기의 스피드업' 4조 6항에 따르면 '투수는 로진을 과다하게 묻히거나, 다른 곳(팔·모자·바지)에 묻히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또한 로진을 집어 들고 털어내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투수가 이와 같은 행동을 하였을 경우 첫 번째는 경고, 두 번째부터는 볼로 판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규정에는 스피드 업과 관련돼 있지만 로진을 과다하게 묻혔을 경우 타격에도 방해가 될 수 있다. 공을 던지는 순간 로진 가루가 뿌옇게 흩날리는데 이때 공을 쳐야 할 타자의 시야가 방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로진의 과다함이란 부분은 심판의 재량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장민재는 "상대팀에선 항의할 수 있는 일이다"며 받아들인 뒤 "원래 손에 땀이 많아 로진을 많이 만지는 편이다. 매번 주심을 보시는 심판 분들이 어느 정도 묻혀야 하는지 정해주시고 거기에 맞춰 묻힌다. 오늘도 심판님의 지시에 맞춰다"며 "상대 어필에는 개의치 않고 내 공을 던지는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투수의 로진 해프닝은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 2009년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롯데 조정훈의 로진 과다 사용이 이슈로 떠올랐다. 다한증 때문에 수술까지 한 조정훈은 원래 로진 의존도가 높은데 손바닥부터 손등까지 허옇게 묻혀 사용했다. 그해 시즌 중 몇 차례 주의를 받다 큰 경기에서 결국 논란으로 불거졌다. 이에 KBO는 이듬해부터 로진 과다 사용 금지룰을 신설하며 엄격하게 적용했고, 롯데 구단은 손에 듬뿍 발라도 가루가 크게 날리지 않는 메이저리그용 로진을 미국에서 공수해왔다. 
2011년 8월3일에는 LG 투수 박현준이 문학 SK전에서 로진을 부는 행동 때문에 어필을 받았다. 평소 로진을 손바닥에 묻힌 뒤 입으로 부는 습관이 있었던 박현준이었지만 당시 SK 김성근 감독은 타자 시야 방해와 경기 스피드업 위배를 이유로 경기 중 직접 로진 부는 동작을 따라하며 강하게 어필한 바 있다. 당시의 박현준은 어필에도 굴하지 않고 로진을 계속 불었다. 야구 규칙에도 로진을 바르는 범위와 양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아 어필 때마다 '투수 흔들기' 의도로 해석되곤 한다. /waw@osen.co.kr
[사진] 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