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의 노골드' 유도, 문제점보다 명확한 해결책이...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6.08.13 05: 14

최고의 전력이라고 평가 받았던 한국 유도가 노골드에 그치고 말았다. 은메달과 동메달은 따냈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여자 유도 김민정(렛츠런파크)은 13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리카 아레나2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여자 유도 78㎏ 이상급 동메달결정전서 중국의 위쏭에 패했다.
이로써 한국 남녀 유도는 출전한 모든 선수들의 일정이 끝났다. 앞서 출전한 남자 100kg 이상급 김성민이 16강서 한판패 하며 탈락, 한국 유도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하게 됐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중 한국은 세계랭킹 1위를 3명이나 보유했다. 김원진(男 60kg급)-안바울(男 66kg급)-안창림(男 77kg급)이 그 주인공. 그리고 곽동한(男 90kg급)과 김잔디(女 57kg급)는 한단계 낮은 세계랭킹 2위.
랭킹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안바울과 정보경(48kg급)이 은메달을 획득했고 곽동한이 동메달을 따냈을 뿐 금메달은 나오지 않았다.
▲ 세계랭킹 1위. 분명 허상은 아니었다.
일반적으로 유도의 경우 일본을 비롯한 프랑스 등 강국들은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한다. 따라서 한 명의 선수가 많은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의 선수가 경쟁을 하며 국제대회에 참가한다.
반면 한국은 대부분의 체급에서 한 명의 선수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은메달을 따낸 안바울과 동메달의 곽동한 같은 경우 세계랭킹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경쟁자들이 많이 출전하지 않는 대회에도 한국 선수들은 많이 출전했다. 이전에는 한국 유도도 다양한 선수들이 출전해서 경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선수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었고 한 선수가 많은 대회에 출전하며 경험을 쌓았다.
따라서 이들의 세계랭킹 1위를 허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경험을 쌓기 위해서는 국제대회 출전이 필요했고 좋은 성과가 나오면서 랭킹이 높아졌다.
▲ 문제는 경쟁자들도 경험이 쌓였다는 점.
집중적으로 한 명의 선수가 출전하면서 한국 선수들의 스타일에 대해 타국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이해했다. 물론 한국도 다양한 스타일을 익히기 위해 노력했다. 일본 전지훈련을 떠나서 그들의 스타일도 익혔다.
오노 쇼헤이와 라이벌이었던 안창림의 경우에도 한국 유도와 일본 유도의 장점을 합쳐서 리우 올림픽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 경험이 없던 탓에 긴장도 많았고 결국 갑자기 무너지고 말았다.
안창림의 경우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기술이 단순하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주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 이상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경량급의 경우에는 확실한 기술이 없다면 승리를 챙기기 어렵다. 중량급의 경우에는 힘겨루기가 우선이기 때문에 서양 선수들과 맞대결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기술이 노출됐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다만 한국 선수들이 어떤 스타일인지에 대해서는 분명히 노출된 것이 사실이다.
▲ 결국 해법은 선수층을 두텁게 만드는 것.
일본 유도도 지난 2012 런던 올림픽서 망신을 당했다. 유도 종주국인 일본은 1964 도쿄 올림픽부터 2008 베이징 올림픽까지 총 35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따라서 2012 런던 올림픽서도 최고의 경기력을 기대했고 성과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남자는 단 한 개의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성과가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선수층이 유럽에 비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확실한 대표 선수를 만들었기 때문에 그들을 제외하고는 대안이 없었던 것.
한국 유도가 최근 가장 강력한 선수단이라는 평가를 받은 때눈 왕기춘과 김재범이 경쟁을 벌이던 시절이다. 라이벌이 피를 흘릴 정도의 경쟁을 펼쳤기 때문에 둘의 기량이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해외에서도 이들을 넘기 위해서는 부담이 컸다.
결국 문제는 선수층이다. 다양한 선수가 많은 경험을 쌓으며 경쟁을 벌인다면 기량은 좋아질 수밖에 없다. 이번 대회를 바탕으로 새로운 전략을 세우면 된다. 비록 노골드로 올림픽을 마치게 됐지만 오히려 한국 유도에게는 약이 될 대회였다. / 10bird@osen.co.kr
[사진] 리우(브라질)=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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