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얼굴-잡지로 표지로 보는 근대』, 잡지 표지에 나타난 시각의 문화사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16.08.08 14: 09

잡지는 시대의 얼굴이다. 그 표지는 잡지의 얼굴이다. 최근 출간된 『시대의 얼굴-잡지로 표지로 보는 근대』(서유리 지음, 소명출판)는 잡지 표지에 나타나 있는 다양한 ‘표정’을 통해 근대인의 삶과 욕망의 흐름을 추적한 시각의 문화사이다.
잡지는 논설, 지식, 담론, 정보, 그리고 이미지의 집약체이다. 무엇보다 근대기의 잡지는 계몽의 의무감으로 충만했던 지식인들의 필수적인 무기와도 같았다.
『시대의 얼굴-잡지로 표지로 보는 근대』는 근대기에 발행된 국내 잡지 58종과 외국잡지 20종의 표지를 포함해 모두 391장의 방대한 양의 표지 이미지들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독자들을 이미지의 경연장이자 근대 극장으로 이끄는 힘이 있다.

이 책은, 한국 최초의 잡지로 알려져 있는 『친목회회보』와 『독립협회보로부터 시작, 육당 최남선이 운영했던 신문관이 발행한 『소년』과 『청춘』, 1920년대 잡지 발행을 주도했던 개벽사의『부인』과『신여성』,『어린이』, 1930년대 사회주의 계열 잡지와 동아와 조선일보 양대 언론 자본이 발행한 『신동아』와 『조광』, 일제 말 전시 체제기 관제잡지에 이르기까지, 1890년대 후반부터 1940년대 전반에 이르는 근대잡지의 흐름을 표지 이미지라는 ‘시각의 창’을 통해 살펴보고 있다.
『시대의 얼굴-잡지로 표지로 보는 근대』를 통해서 독자는 근대기에 발행된 잡지의 역사는 물론 표지 이미지에 들끓었던 새로운 주체와 당대인의 욕망을 읽어볼 수 있다.
이 책은 이미지를 분석하는 미술사적 연구이면서 잡지라는 미디어의 역사를 쓴 것이기도 하고, 대중매체 이미지로 근대인의 삶과 흐름을 ‘판독’해낸 해설서이기도 하다.
근대서지총서 11번째로 펴낸 소명출판은 “이 책은 특히 이제까지의 근대 문화사 연구에서 다루지 않은 대중적 미디어 이미지라는 영역을 풍부한 자료를 섭렵하고 현미경으로 정밀 분석한데 의의를 둔다.”고 가치를 매겼다.
오영식 근대서지학회 편집위원장은 “이 책은 저자가 근대서지학회와 만나 이룩한 훌륭한 협업의 결과물로 생각한다. 큼지막한 판형에 들어앉은 도판들은 그 자체가 빛나는 보석들이다. 출판(인쇄) 미술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포성”이라고 평가했다.
지은이 서유리 씨는 서울대 국사학과를 거쳐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고고미술사학을 연구, 석, 박사 학위를 받은 한국근대미술가 연구자이다. ‘미술’ 외부로 시선을 넓혀 근대기 대중의 시각적 삶과 매체 위 이미지의 흐름에 관심을 갖고 잡지 표지의 이미지 세계를 탐험했다.
근대서지학회 회원이기도 한 서유리 씨는 “자료 조사와 집필에 2년가량 걸렸다. 근대서지학회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돌아보았다. 그는 “우리는 오늘 어떤 얼굴을 꿈꾸고 있는 것일까. 새로운 주체를 기획하고 상상하는 것은 또 다른 시대를 만들어내려는 의지로 충만할 때 가능하다. 이 책에 모아낸 수많은 얼굴들이 만들어낸 숲, 이미지의 근대극장이 새로운 주체의 이미지를 상상하도록 만드는 발화지대로 사용되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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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제공=소명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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