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다언] 이재명 시장님, 질문 있습니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6.07.25 05: 39

"구단주님 입장!, 바로!. 깃발을 돌려라!. 흔들어!. 자 3번 흔들어!".
다름 아닌 성남FC 보급반 어린이들의 행사 준비입니다. 24일 홈에서 열린 '깃발더비'를 앞두고 성남은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시장님을 비롯해 모든 관계자들은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에 찾아 승리에 대한 염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경기장이 복잡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이른 시간 운동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한무리의 어린이들이 열기가 남아있는 운동장에 모여 '브이'자로 서서 깃발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워낙 이른시간이었기 때문에 경기장에 설치된 스프링 클러가 가동되기 전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린이들을 지도하는 선생님은 30여분이 넘도록 보급반 어린이들에게 깃발을 흔들라고 지시했습니다. 줄을 잘 맞춰야 하고 딴짓을 하려고 하면 이내 일침이 가해졌습니다. 관중석에서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도 생겼습니다.
5시 정도이지만 최근 날씨는 굉장히 무덥습니다. 그런데 어린이들을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굳이 운동장에 세워서 연습을 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물론 정확하게 지시를 위해 빨리 연습을 끝낼 수 있었지만 행사 준비를 마친 뒤에도 보급반 어린이들은 그라운드에 앉아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이뤄진 보급반 어린이들을 보고 경기장을 일찍 찾은 관중들은 "더울텐데..."라며 관심을 보였습니다. 
물론 준비를 하는 이유를 물어볼 기회는 있었습니다. 경기 시작 30분전 시장님과 염태영 수원 시장님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에어콘이 시원하게 나오는 방에서 크리스탈 컵에 담겨진 냉수를 시원하게 들이키시는 시장님을 보고 굳이 물어볼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분명 시장님이 드신 것 만큼은 아니겠지만 보급반 어린이들에게도 더위를 잊을 무언가가 제공 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다시 여쭤보는 이유는 경기장을 빠져 나가는 한 어린이가 너무 덥다며 부모님께 투덜거렸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 질문이 우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날 경기장에서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시장님들을 맞이한 어린이들도 '깃발더비'의 당당한 일원이었습니다.
더운 날씨에 굉장히 고생하셨습니다. 그런데 고생한 어린이들에게도 시원한 아이스크림과 함께 승리까지 전달됐다면 '깃발더비'는 더욱 큰 의미가 부여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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