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가 말하는 '송곳', 을에 대한 관심 [인터뷰]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5.11.04 16: 49

 배우 현우라고 하면, 눈웃음을 장착한 서글서글한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뭐든 허허 웃고 넘길 것 같은 그가 날카로운 송곳 같은 드라마에 출연한 배경이 궁금했다.
현우는 tvN ‘미생’을 잇는 웰메이드 드라마로 꼽히는 JTBC ‘송곳’(극본 이남규 김수진, 연출 김석윤)에서도 잘생긴 얼굴에 싹싹한 성격까지 갖춘 강민 역을 맡았다. 극 중 판매직 어머님들의 사랑을 싹쓸이한 것은 물론 푸르미마트의 꽃미남 3인방 중 1인으로 여심을 흔들고 있다.
‘송곳’은 갑작스럽게 부당해고에 직면한 푸르미마트 직원들이 대한민국 사회 불의와 부조리에 맞서기 위해 똘똘 뭉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결코 가벼운 내용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망설였던 것이 사실이라고.

이와 관련해 현우는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이런 걸 해도 되나?’ 싶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우리 주변에 이런 일들이 많다고 느꼈다. 그렇기 때문에 공감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웹툰 봤을 때도 좋은 작품이라고 느꼈고 조심스럽지만 좋은 작품에 함께 하고 싶었다”고 ‘송곳’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송곳’은 원작 웹툰에 앞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주인공 수인(지현우 분)의 실제 모델도 있다. 현우는 이 점을 여러 번 강조했다. 그는 “우리 드라마는 정말 사실과 비슷하다. 10년 전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지금이랑 다르지 않다고 본다. 어쩌면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보기에 불편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아픈 부위를 찌르는 드라마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늘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현우는 ‘송곳’을 통해 다루는 이야기에 대해 “감독님도 그렇고, 스태프들도 그렇고, 저희 배우들도 그렇고 공감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저희 드라마가 상처 입은 분들에게 위안이 되길 바란다”며 작은 소망을 바랐다.
지금까지 ‘송곳’에서는 수인을 시작으로 준철(예성 분) 등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시청자들은 언제 ‘사이다’가 나오냐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는 것이 사실. 현우는 “이렇게 계속 무거운 이야기만 몰아붙이면 지치지 않겠냐”며 “제 역할이 이럴 때 한 번씩 풀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민은 판매직 어머니들에게 ‘누님’이라고 부르며 스스럼없이 지내는 신이 많다. 이와 관련해 현우는 “어렸을 때 반상회도 제가 나갈 정도로 저와 많이 닮은 캐릭터다”며 웃음 지었다. 이어 “즐겁게 촬영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생활이고, 전부이기 때문에 마냥 웃으면서 찍을 수 없다. 배우들도 모두 그렇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더 인간적인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끔 등장하는 웃음 코드를 조심하라고 경고 아닌 경고를 귀띔했다. 현우는 “드라마가 웃기다 싶으면 심각해질 때가 다가온 거다. 평화로운 듯 보였다가 바로 준철이가 끌려가지 않았냐”며 웃음 지었다.
현우는 ‘송곳’은 곧 ‘관심’이라고 표현했다. 이 드라마를 통해 사람들이 사회 곳곳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그는 “시청자분들이 ‘송곳’을 많이 보고 즐겼으면 좋겠다. 드라마도 그렇고, 노조도 그렇고, 시선을 보내줬으면 좋겠다. 저희 드라마는 관심이 흐려졌을 때 송곳처럼 뚫고 나오는 드라마로 기억되길 바란다”며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송곳’은 총 12부작으로 현재 4회까지 방영됐다. 매주 주말 오후 9시 40분 방송. / besodam@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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