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관상'에 '암살'까지..악역 연기 부담스럽죠"[인터뷰]

이정재 "'관상'에 '암살'까지..악역 연기...
등장 장면 뿐만 아니라 '관상'에서 보여준 수양대군의 카리스마는 '관상'의 흥행을 이끎과 동시에 수양대군을 연기한 배우...
[OSEN=김경주 기자] 영화 '관상' 속 명장면 중 하나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수양대군의 등장 장면을 꼽을 수 있겠다. 어마어마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계단을 오르는 수양대군의 모습은 약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을 정도.

등장 장면 뿐만 아니라 '관상'에서 보여준 수양대군의 카리스마는 '관상'의 흥행을 이끎과 동시에 수양대군을 연기한 배우 이정재에게 '제2의 전성기'를 열어줬다. 물론 그 전부터 조짐은 보였다. 이정재에게 '천만 관객'을 안겨준 '도둑들'이 시작이었을 것이다. 영화 '신세계'에서 이자성 역을 맡아 선굵은 연기를 보여준 것도 그 디딤돌이 됐고 말이다.

어찌됐든 '관상'으로 제50회 백상예술대상 남자조연상, 제50회 대종상영화제 남자인기상, 제34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 등 트로피를 휩쓸었으니 '관상'의 수양대군이 이정재에겐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임이 분명하다.

그런 그가 다시 한번 자신의 '인생 캐릭터'를 들고 영화 팬들을 찾아왔다. '관상'처럼 강렬한 악역이다. 어찌보면 '관상'의 수양대군 보다 더 악인 같은 악인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영화 '암살'의 염석진이 바로 그 주인공. 또다시 찾아온 악역에 대해 이정재는 "쉽게 이길 수 있는 악역이란 생각이 들면 안되니까 그런 점에서 부담스럽죠"라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가 염석진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건, 최동훈 감독이 자신에게 보내준 믿음과 매력적인 캐릭터 덕분이었다. "언제 또 이런 '나쁜 놈'을 연기할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잖아요"라며 껄껄 웃어보인 그다.

다음은 이정재와의 일문일답.


- 영화 본 소감은 어떤가.

▲ 처음 볼 때는 원래 자기꺼밖에 안 보이지 않나. 그런데 영화를 보다보니까 나도 모르게 남의 영화 보듯이 재밌게 봤던 것 같다.

- 20대부터 60대까지 한 인물의 일대기를 연기해야 했다. 부담은 없었나.

▲ 지금 내 나이가 40대인데 위아래로 스무살을 해야하니까 부담스럽긴했다. 하지만 많은 분량이 아니였고 주로 30대 분량이 나왔었으니까 다행이긴 했다. 그런데 어쨌든 준비를 했어야만 했던 장면들이었고 60대 분량이 조금 더 많아서 살을 빼는 준비를 했다.

- 가장 고민된 장면이 있었다면.

▲ 매 장면이 힘들었는데 노인 역할은 안해봤던거라 고민이 됐다. 청년은 내가 겪어봤던거라 할 수 있었는데 노인 연기는 아직 내가 노인이 돼 본 적이 없으니 연기로만 해야했다. 노인같이 연기를 하면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고 그렇다고 덜 하면 효과가 안나더라. 분장같은 것도 마찬가지로 자료를 찾아보면 그 당시의 60대 분들이 젊어보이거든. 그래서 40대 중반부터 60대 초반까지는 그렇게 분장을 과도하게 할 수가 없더라. 덕분에 특수분장 하시는 분들도 까다로워하셨다.

- 영화를 할 때 흥행 욕심이 먼저인가 아니면 캐릭터 욕심이 먼저 드는 편인가.

▲ 연기자 입장에선 캐릭터 욕심이 더 있지 않을까. 나 뿐만 아니라 배우들이 다 최근에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들을 한 것 같다. 하지만 나 또한 마찬가지고 감독님과 제작자분은 흥행에 더 욕심을 낼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제작비가 워낙 많이 들어가니까 그런 측면에서는 흥행이 부담될 수 밖에 없지. '도둑들' 때는 우리가 재미난 영화를 찍었으니까 적당히 봐주시면 되겠지 싶었는데 '암살'은 손익분기점이 너무 높으니까. 하하.

- 정말 못된 악역이다. 어땠나.

▲ 하정우는 멋지게 만들고 나는 이렇게 만들어 놨다(웃음). 처음에 시나리오 주셨을 때 염석진이라고 먼저 이야기를 하고 염석진을 봐달라고 이야기하셨는데 앞으로도 이런 악역을 맡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다 읽고 여운 내지는 감정이 꽤 세게 왔었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는 '염석진도 그때 당시를 살았던 우리의 얼굴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당연히 비판 받아야하고 안 좋은 인물이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 시대를 살았던 우리의 얼굴이기에 연민이 좀 가기는 했다.


- '관상'도 그랬고 이번에도 또 다시 악역을 맡았다.

▲ 관상 때도 그렇고 혼자 연기하니까 심심하기도 하다(웃음). 그런 부담은 없지않아 있다. 에너지를 혼자서 밀면서 다수를 상대해야하니까 조금 부담스럽기는 하다. 나는 한다고 하는데 관객분들이 봤을때 악을 담당하고 있는 세력의 에너지가 약하다, 저 정도면 쉽게 이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면 안되니까 '관상' 때도 그렇고 그런 부분이 조금 부담스럽긴 하다. / trio88@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 페이스북에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클릭!!!]
2015-07-22 14:50

Oh! 모션

HOT NEWS

로딩

OSEN 포토 슬라이드